[《낭만적 은둔의 역사: 혼자인 시간을 살아가고 사랑하는 법》](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88524142&start=slayer), 데이비드 빈센트(지음), 공경희(옮김), 더퀘스트, 2022 *A History of Solitude* (2020) ![[낭만적 은둔의 역사.png|350]] ### 데이비드 빈센트(David Vincent) - 근대 서양 역사 학자. 영국 출신 - 계급과 문화, 비밀, 사생활, 정치 등의 주제 연구 - 이 책에서 18세기 후반부터 현재까지 혼자라는 매일의 일상에 관한 역사를 최초로 조명했다고 함 ## 목차 - 서장: 혼자 있는 시간을 생각한 사람들 - 1장: 고독, 나 그대와 거닐리 — '**산책**'에 관하여 - 2장: 19세기 나 홀로 집에 — '**여가활동**'에 관하여 - 3장: 기도, 수도원, 감옥 — '**독방**'에 관하여 - 4장: 20세기의 혼자와 오락 — '**취미**'에 관하여 - 5장: 영적인 희생 — '**회복**'에 관하여 - 6장: 어느 전염병의 귀환 — '**외로움**'에 관하여 - 7장: 디지털 시대의 고독 — '**당신**'에 관하여 (산책, 여가활동, 독방, 취미, 회복, 외로움, 당신) ## 서장: 혼자 있는 시간을 생각한 사람들 - 스위스 철학자인 요한 게오르그 치머만(Johann Georg Zimmermann, 1728~1795)의 《고독에 관하여》 (1791) 영국에서 출간 - 400년 이상의 시간 동안 사람들의 '혼자 있기'를 고찰. 총 380쪽 - 가장 건강한 고독은 '자기 회복과 자유롭고자 하는 경향'이라고 정의함 - 집단을 벗어나야만 나의 참모습이 발견된다고는 믿지 않음 - 멜랑콜리(지난 2,000년 동안 질병으로 분류된 용어. 슬픔, 두려움, 우울을 아우름)를 다룸 - 언제나 '어떻게 인생을 살까'라는 개념에서 출발 - 인간 본연의 사회성을 중심으로 행복을 추구한 책 - 이 책이 독창적인 이유 1. 혼자 있는 상태가 아니라 **혼자 있는 이유**에 집중함 2. =='혼자 vs. 집단' 중 한쪽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은둔과 사회생활의 균형**을 강조함== - 장자크 루소, 《고독한 산책자의 몽상》 - 혼자의 내면 분석으로 '나'를 발견하는 방식은 **자서전**이라는 새로운 문학 장르를 열었음 - "일반적으로 멜랑콜리라는 용어로 이해되는 증후군은 과묵, 수심에 찬 시무룩한 분위기, 침울한 의심, 고독에 대한 선호다." — 필리페 피넬, 〈광기에 관한 논문〉 (1801) - **하얀 우울**(문학적 감수성이 깊은 이들이 자연의 가르침을 느낄 목적으로 한가롭게 은둔하는 것) vs. **검은 우울**(정신과 신체 건강의 파멸로 가는 심각한 편도 여정) - 18세기 말로 향하면서 나타난 **낭만주의 운동**은, 혼자서 자연을 아주 강렬히 접하며 상상에 집중할 것을 제안함 - 은둔 외에 혼자 있음의 다른 두 가지 형태가 점점 중요해지고 있음 1. **'연결된 상태의' 혼자** - 혼자 있으면서도 타인과 소통하는 수단(우편, 다양한 형태의 활자 매체) 활용 - 집단과 연계된 고독은 혼자라는 스트레스를 줄이고 그 경험을 풍요롭게 함 2. '정신을 딴 데 팔면서'**집단 속에 혼자 있는 형태** - 사람들의 압박 속에 나만의 숨 쉴 틈을 마련하는 것 - 《로빈슨 크루소》 중 (💡다시 읽어봐야 겠다.) - "외딴 섬에서 28년간 누린 것보다 지금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파에 섞여 이 글을 쓰면서 혼자임을 더 많이 누린다." -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새 국면. 이 두 형태에 모두 영향을 미침 ## 1장: 고독, 나 그대와 거닐리 — '**산책**'에 관하여 - **도보**는 사람들을, 특히 북적대는 집을 피할 가장 간단한 수단이자 강렬한 문학적인 경험이었음 - 식자층은 걸을 때면 책이든 아니든 읽을 것을 지참했음 - "워즈워스는 문학적 표현으로 탄생시킬 깨달음과 상상을 끌어내기 위해 걸은 게 아니라, 자유의 갈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걸었다." (p.53) - 대부분의 산보는 경작지에서 이루어졌지만, 시골의 경제활동이나 노동과는 별개의 경험 - "작가이자 버지니아 울프의 아버지인 레슬리 스티븐은 알파인 클럽의 만찬을 위해 케임브리지에서 런던까지 12시간에 주파해내며 속도와 안락함을 초월한 신체적 역량을 증명했다." (p.56) (💡버지니아 울프가 이런 아버지 밑에서 성장했구나.) - 1770년대에 안내서와 지도 등장 (💡도구들 등장 시작) - 보행자들은 점점 서로만이 아니라 지나는 동네와도 분리됨 (💡현재의 네비게이션이 미친 영향도 생각해 볼 필요. 이동의 과정이 아닌 결과만 있음. 여행의 경우, 해당 지역과 분리되고 목적지만 남음.) - 혼자 걷기는 남자답지도 영국인답지도 않은 일로 비난 받음. 단체 스포츠(조정, 축구, 크리켓 등)의 열정이 육체와 정신 건강의 근원이라고 봄 - "런던이 일종의 미개척지로서 대담한 탐험가들이 지도화하기를 기다린다는 아이디어는 당대 저술의 익숙한 주제가 되었다." (p.60) - (💡최근 자주 보이는 '도시탐험'류 책들의 경향과 비슷해 보인다.) - "혼자 도심을 걸을 때 받는 의심을 피할 최고의 해결책은 동물을 동반하는 것이었다. 19세기를 지나면서 개 산책은 도심의 전형적인 관행이 되었다." (p.63) - 1796년 시작된 개 세금 - 혼자 걷기는 세상 체험에 좋은 도구로 합리화되기도 함 - "찰스 디킨스는 에세이 〈사람들에 대한 생각〉에서, 친구 없는 사무원이 사무실에서 혼자 일하고, 혼자 거리를 걷고 5시에 혼자 식사하고 "이즐링턴의 작은 뒷방"으로 퇴근하는 상황을 그렸다." (p.66) - (💡어디선가 듣고 본듯한 현실 아닌가?) - 하류 귀족 바이런, 《차일드 해럴드의 순례》 (1812) - 근대인이 마주친 대조적인 두 가지 고독에 대해 기술 - 우울한 보행자는 집단의 부재와 미지의 자연에 깃든 정기를 찬양 - 진짜 고독은 압박하는 사람들 속에 있었음 - 《프랑켄슈타인》에는 극단적인 고립의 영향과, 임박한 재앙을 완화해줄 자연에 다가설 수 없는 불안이 깔려 있음 - 알프스 정상 등반은 빅토리아 중기에 남성미의 시험대가 됨 - 극한의 고립이 지닌 한계가 큰 논란이 됨 - 19세기 말, 협동의 미덕을 주장하는 이들이 혼자 걷기에 대해 거부감을 표시함 - 하루치 준비물을 챙겨 왕복 기차표를 사는 것이 아닌 극단적인 형태의 단독 여행, 즉 살아 돌아온다는 보장 없이 인적 없는 야생으로 걸어가는 것 - 이것은 낭만주의 운동에서 비롯된, 편안한 문명에서 벗어나 미지의 황야를 활보하며 육체와 정신력을 시험한다는 환상이 작용했음 - 비이성적이고 무책임한 사회생활 거부라는 비판 받음 ## 2장: 19세기 나 홀로 집에 — '**여가활동**'에 관하여 - 19세기 영국 인구 통계 연구 - 2인 이상 가구: 95% - 전체 인구의 1%만 혼자 살았음 - 19세기에 조용한 가정 여가활동의 양과 종류가 급증함 - 근대화가 반영된 실용적인 여가활동들 생김 - 무엇보다 활발한 대중매체의 활용이 요인 - ==풍성한 인쇄물과 서신 교환은 실질적인 공동체의 영역을 넓혔음== - 가정 내 단독 여가활동은, 가정생활에 억지로 참여하는 걸 피할 방책이자 다양한 형태의 지성이나 단체 활동에 참여하는 통로가 됨 - 혼자만의 놀이 1. 혼자 하는 카드 게임, 페이션스(솔리테어) 2. 우표 수집 - 1840년 5월 1일, 첫 페니 블랙이 발매되면서 시작 - 페니 블랙: 영국에서 발행된 세계 최초 우표의 통칭 - 우표는 영국 제국의 성장을 축하하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 됨 - 편지와 함께 우표는 개인들을 넓은 망으로 연계하는 수단 - 혼자 집중하는 취미 - 집중력이 중요했음 - 옆 사람과 분리되면서도 자극적인 외부 상황에 참여할 수 있었음 - ""우표 발행 국가들에서 계속 새 우표가 나와서 지친 수집가의 흥미를 주기적으로 되살리고, 취미 활동에 새로이 몰두하게 한다."" (p.96) - "개인 수집가는 상업적·조직적·문예적 환경에 맹렬하게 빠져들었다." (p.96) 3. 어머니와 딸들은 바느질, 자수에 몰두함 - 중산층 가정은 북적댔지만 잠시나마 방에 혼자 머무는 순간이 생겼음 - 그들이 가정 생활에서 벗어난 것은 실용적인 필요성 때문이지 사색을 위한 분리가 아니었음 - 그 경험은 정신적 휴식이 아닌 육체적 피로를 가져왔음 - 조용한 여가 책들의 특징 - 다양한 단계를 그림으로 표현 - 책은 정확하고도 실용적인 설명을 붙여야 성공할 수 있었음(💡지금은 유튜브로 대표되는 동영상 설명이 우세) - 아이작 월튼, 《완전한 낚시》 (1653) - **대화체**로 쓴 것도 책의 매력으로 꼽혔음 - "다음에는 플라이 낚시의 다른 방식들도 설명할 텐데요, 낚시에 오랜 시간을 투자한 신사, 토머스 바커 씨의 방법도 포함됩니다. 하지만 약간 변형을 가할 거예요." (p.103) - "최초의 주간지 〈가드너스 크로니클〉은 원예를 시대정신과 결합했다." (p.105) - (💡내 주제도 이렇게 시대정신과 결합해서 매체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여기서 "시대정신"은 단순히 '유행' 차원이 아닐 거다. ) - "실험적인 문화는 전문가와 아마추어를 결속시켰다. 전문가와 점점 증가하는 원예 종사자들의 **대화**를 지속시키는 것이 출판물의 핵심 역할이었다." (p.106) (💡레거시 미디어들은 일방적인 전달을 당연한 것으로 생각했음에도 불구하고 19세기 영국은 이랬구나. 뉴미디어가 등장하고 나서야 소통을 외쳤는데.) - 독자들의 독창적인 역할을 강조 - "출판물을 소비하며 그들은 집단적 에너지와 전문지식으로부터 지혜를 얻고, 스스로 확장된 집단지성에 기여한다고 느낄 수 있었다." (p.106) - 빅토리아 시대의 통신 발전은 중산층 가정의 활동을 변화시키는 효과를 일으킴 - 서신과 우표, 봉투, 철필, 우편 상자, 현관문의 편지 구멍 같은 부대사업이 집에 갇힌 개인과 넓은 사회망 사이의 변화를 일으켰음 - 18세기 말경 펜이 익숙해지면서 잉크와 종이, 주소, 인장 같은 것이 노동자층의 상층부로 퍼짐 - (💡역시 도구 또는 actor 들의 발전이 함께 따라가는.) - 서신 교환은 집단 소통과 집에 혼자 있는 것의 관계를 다시 생각하게 했음 - 청소년 소설 독자라는 이슈는 디지털 혁명과 요즘 10대에 대한 논란이 나오기까지 2세기 동안 반복되는 문제 - 혼자 지내며 타인의 인생 드라마에 빠져 이제 주변사람들과 대화하지 않는 문젯거리 - 어머니들은 자녀들에게 눈으로 읽기를 금지하고 책을 읽어줌 - 독서는 타인과 함께 있는 것을 견디는 수단 - 혼자 읽기와 함께 읽기의 변화 양상은 확장된 초등교육 제도의 산물 - 어느 가정에서는 어머니가 다림질 하는 동안 아버지가 책을 읽어주었음 - 집단에서 분리되려면 기본적으로 돈, 시간, 실내 공간이 필요했음 - 하류층에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음 - 가장 흔한 형태의 활동은 가정의 연장선상에 있으면서 답답한 공간을 벗어나는 것 - 정원, 원예 - "정원은 초기 교부들의 수도원 전통을 이어받았다." (p.115) - "교외로 이사할 형편이 안 되는 이들은 테라스에 기껏해야 포석이 깔린 좁은 마당을 만드는 공사와, 그로 인한 대기오염에 시달렸다." (p.116) - "'팬시Fancy', 즉 품종 개량한 조류와 동물을 전시해 경쟁하는 부문" (p.118) - 농장과 시골의 여가활동으로 개 품종 개량 시작 - 순혈 개의 소유 자체가 주인의 사회적 위상을 말해주었음 - 낚시는 조용한 여가활동들의 축소판이었음 - 환자 생활에서는 혼자 있기가 핵심적인 문제였음 ## 3장: 기도, 수도원, 감옥 — '**독방**'에 관하여 ### 혼자만의 영적 교류 - 19세기 초반 종교 부흥이 가속화되며 혼자만의 영적 교류가 띠는 의미는 한층 복잡해지고 흔들림 - 가족, 특히 중산층 가족을 소형 종교 집단화하려는 시도 - 매일 영적·세속적 가장이 종교 의식을 인도 - 1840년대부터 이루어진 개신교·가톨릭 공동체의 부흥 - 교파들과 국가의 새로운 협력관계 드러냄 - 1780년 무렵 형벌 정책 논의 시작 - 교회들이 영국에서 영적·사회적 우위를 점하기 위해 독방에 죄수를 감금해 창조주와 긴 사적 대화를 하도록 만듦 ### 골방으로 들어가라 - 각 가정은 기도 집단이자 독서 집단 - "가정을 영적 존재로 강조하는 데서 개인 기도는 힘을 얻었고, 중산층 가정의 물질적 안락 덕분에 가능했다. 다른 개인 활동처럼 혼자 실행하면서 공동체와 연계하는 책자들에 의존했고, 그러면서 출판물도 다양해졌다." (p.145) - 영적 수행의 영역에서 개인과 집단의 관계는 긴장의 연속 - 사회가 상업화되면서 투자한 시간과 노력에 걸맞는 보상을 찾으려는 부추김이 생김(💡여기서까지 '생산성'을 고려했구나.) - 찰스 하퍼드 배터스비, 《매일매일 개인 기도》 (1897) — 복식부기 장부 같은 것 제공 - 왼쪽 페이지: 사용자가 '특별 기도 제목'을 적는 면. 요청 날짜를 적는 부분 있음 - 맞은 편: 사용자가 '기도와 응답'을 기록하는 면. 신이 응답하는 날짜 적음 - 개인 기도는 본질적으로 안락과 방종을 거부하는 일이었음 ### 수녀회와 수녀원 - 19세기 영국은 폐쇄된 신앙 공동체에 대한 깊은 적개심을 이어감 - 이 여성들은 집단에서 벗어나려고 수녀원을 선택한 게 아니었다. 오히려 인구 상황, 사회 관습, 직업적 금지로 인해 친밀한 관계를 빼앗긴 삶을 살았다. - 처음으로 전문 기술을 익히고, 공동체를 도울 수도 있었음 - 흔히 '혼자 있기'는 파괴적인 경험으로 표현됐고, 종교 기관의 폐쇄성에 더해 일상적 관계에서 벗어난다는 개념이 결합되어 역사의 나쁜 쪽에 서게 됐음 - 걸어 잠근 독방과 담이 둘러진 수녀원에서 빠져나온 '도망친 수녀'가 세상에 사연을 밝히는 것이 출판 장르로 자리 잡음 - 도시화되고 산업화되는 국가에서 수도원 제도의 부활은 혼자 있는 것과 집단의 균형을 다시 생각하게 했음 ### 고독의 공포 - 수감자들이 벌을 받은 내역(p.175) → (💡소통 욕구가 터져나오는 다양한 사례를 확인할 수 있다.) - **평균인**이란 "어떤 원인의 영향력에서 다른 변화를 일으키지 않고, 고정된 평균 주위에서 진동하는 일정한 효과들을" 보이는 사람을 뜻했다. (p.178) ### 신과 단둘이 있기 - 퀘이커 의식의 중심에 '가정과 사업의 소음에서 벗어나기'가 있음 (교도소 개혁가 조지프 존 거니) - 혼자 있기는 프라이버시와 은밀함의 경계선상에 있음 - 자신을 탐구하고 정체성을 발전시키는 강력한 수단 - 한편으로는 한 개인의 생각과 행동, 그에게 일어나는 일에서 타인을 배제하는 도구가 될 수도 있음 - 19세기 형벌 개혁의 역사는 강제 독거의 효과를 살핀 장기 연구 과정으로 볼 수 있음(💡이 장의 요약) ## 4장: 20세기의 혼자와 오락 — '**취미**'에 관하여 ### 평화와 고요 - '대화 부족' - 청년, 노인들은 사교적이었지만, 중년 남성들은 혼자 있는 경우가 더 많았음(💡'중년'이란 문제적인 시기.) ### 안락과 소통 - '혼자만의 오락'이란 개념을 확장시킨, 1900년 이후 장기적이고 부침이 있던 두 가지 발전 - 가정 공간 - 민영주택에도 새로운 기준 생김 - 소득과 상관 없이 모든 집은 개인 활동과 집단 활동 둘 다 가능해야 한다는 권장 사항 - "가족들은 하나가 되는 활동들, 즉 식사나 담소나 공동의 취미 등을 위해 모인다. 그런가 하면 독서, 집필, 특징 취미 같은 개인 활동을 위한 프라이버시도 필요하다" (p.194) - 소비 - 사회의 문맹 탈피가 변화를 주도 - 문서 소비 주체가 집단에서 개인으로 변화 - "통독하는 진지한 독자는 소수였고, 대부분의 도서 구입자들, 특히 힘든 주부들은 〈머지사이드의 사회조사〉에 나오듯 "가사일 틈틈이 짬 나는 대로" 책을 들었다 놨다 했다." (p.195) (💡길게 집중해서 읽기 힘들다는 것이, 요즘 잘 팔리는 에세이류들이 여러 개의 짧은 편들로 구성되는 이유는 아닐까?) - 매스컴 덕분에 가정 여가와 세칭 '취미'의 공생 관계가 조성됨 - 프랭크 혼비, 〈매카노 매거진〉 (1916) - 간행물을 단순한 카탈로그나 홍보 채널로만 기획하지 않고 잡지가 동호인 공동체를 구성하는 수단이 되도록 애씀 - 독자들에게 발행인인 자신을 비롯한 편집진과 사적으로 소통한다는 느낌을 주고자 했음 - (💡현대의 미디어 전략과도 닮은 점이 많다.) - 가장 극적인 변화를 연출한 건 텔레비전 - 돌이켜보면 그 효과는 처음 예상보다 획기적이지 않았고 일시적 - 인기 프로그램을 보려고 가족들이 모이는 경우를 제외하면 방치 - 가장 혁신적인 발전은 1979년 소니 워크맨 출시 ### 혼자 즐기는 즐거움 - 십자말풀이(1920년대 중반) - 수집 - 계속 장비를 구입하게 만드는 게 상업적 성공의 핵심 - 낚시 - 자기과시이자 집단활동에서 돋보일 수단 - 1950년대 중반 DIY 운동 - 도보 - 버지니아 울프는 연필 구입을 표면상 목적으로 내세운 산책을 묘사 - 취미는 늘어나는 수입이 주는 즐거움이자 그 수입을 얻는 힘든 노동에 대한 보상이기도 했음 - 직소 퍼즐(전간기 중 유행) - 뜨개질 - 우표 수집 - 영화관람 - "섹스 외에 어둠 속에서 벌어지는 여가활동은 극장 나들이가 유일했다." (p.212) - 독서 ### 고독 속 나의 동반자 - 담배 - 경제 변화와 매스컴의 산물 - 흡연의 두 가지 고유성 - 혼자든 여럿이든 자유롭게 선택가능 - 20개들이 담배 시대가 되며 사교 기능이 커짐 - 19세기 중반, 흡연과 소득의 관련성은 반비례 - 개인에게 집단에서 자신을 분리시키는 수단이 됨 ### 낚시와 우주 -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것은 소비의 역사와 겹쳤음 - 모든 여가활동이 상품과 서비스의 활발한 경제에 힘입어 유지되면서, '취미'를 지탱하는 사회구조적 특징이 드러남 - 인쇄 기술과 이후의 텔레비전과 디지털 소통은 개인이 늘 동호인 집단과 연계된 감정을 갖도록 만듦 - 단독 여가활동의 의미는 결국 사람 수보다 심리 상태의 문제였음 ## 5장: 영적인 희생 — '**회복**'에 관하여 ### 물질에 대한 무관심 - 20세기가 되자 종교 권위자나 진화론과 무관한 새로운 혼자만의 길이 모색됨 - 집단에서 벗어나려고 할수록, 내적 목적의식이 얼마나 확고한지 끊임없이 시험당하는 위험에 맞서야 했음 ### 자연 탐험 - 윌 셀프, 《심리지리학》 - 한국어판 [《사이코지오그래피》](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4294584) (2013) - "정처 없는 걷기에 가장 어울리는 곳은 현대 도시였다. 이미 만들어진 지도를 따라가지 않는 게 목적이었다. 도심 풍경을 하나의 소설로 보고, 거리의 건물과 거주자에 아로새겨진 서술에다 보행자의 상상을 더해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든다." (p.240) - "헬스클럽이라는 자동화된 공간과 타인들 속에서 여전히 혼자 있는 것처럼 사적인 몸동작을 한다". (p.241) ### 바다의 고독 - "이런 바다에서 항해할 때, 자신이 하찮다는 감정으로 무너지는 반면 자신이 훌륭하다는 감정으로 고양되고 보호받는다." — 베르나르 무아테시에 (p.253) - "나는 신과 매우 가까이 있고, 가능한 수단을 동원해 마침내 그 운명으로 옮겨가야 한다." — 도널드 크로허스트 (p.254) - 마지막 항해일지에 적은 글. 항해중 자살. - (💡대니 보일의 〈선샤인〉이 생각난다. 이런 항해일지를 참고하지 않았을까. 게다가 그도 영국인이니.) ### 현대의 단독 감금 - 장기 격리에 저항한 능력에 깊은 영향을 미친 요소는 '목적의식' - 1987~1991, 베이루트에서 독방에 감금됐던 테리 웨이트의 수감 회고록 1. 글이 주는 연결의 힘. 독서를 통해 다른 영혼들과 연결됨 2. 생존 수단으로서의 신념 - "매일 아침 일찍 깬다. 정신을 차리면 기도를 올린다. 특별한 간청을 하거나 선처를 구하지 않는다. 최대한 간략하게 신이라는 신비에 들어가려 노력한다." - "신의 존재가 느껴지지 않는다. 이런 말을 할 필요가 없으면 좋으련만, 내가 할 일은 고작 단순한, 아주 단순하고 기본적인 소망과 믿음에 매달리는 것이다. 나는 내면에서 지지받고 견딜 것이고 파괴되지 않을 것이다. ==이것이 영혼의 어두운 밤이라면 그러라지. 언젠가 내가 빛을 발견할 테니.==" ### 수도원의 부흥 - 진짜와 특히 가짜 은둔자의 구분 기준은 영적 고뇌와 위험을 감당하려는 의지였음 - "고의적인 은둔 생활의 유일한 명분은, 그것이 신뿐 아니라 타인들도 사랑하게 도와준다는 신념이다." (p.268) ### 새로운 정신 수양 - 명상의 목표는 "인간을 초월한 절대가치"가 아니라 "자신이 실현할 수 있는 최적의 존재방식" — 영국 불교도 스티븐 배츨러. 신의 존재에 대한 믿음은 선택 사항 - 마음챙김은 현대사회에 맞춘 절충적이고 사적인 상품화될 준비가 된 은둔 - 개인의 스트레스를 줄이는 보조제로 홍보됨 ## 6장: 어느 전염병의 귀환 — '**외로움**'에 관하여 ### 외로움의 부상 - 두 가지 의문 1. 외로움을 걱정하는 현상의 본질 - 외로움은 우리 시대의 상징적인 실패로 여겨지는 듯함 2. 외로움과 고독의 확실한 경계 - =='혼자 있으면서 상당히 편안한' 상태인 고독과 '동반자 없이 혼자 있어서 불편한' 상태인 외로움은 잘 구별될 필요가 있음== ### 공포 - 제2차 세계대전 중 여성들은 새로운 임무를 단조롭고 고립된 가정생활을 탈피할 수단으로 받아들였음 - 외로움이 집단의 분투에 걸림돌이 된 것이 아니라 외로움을 벗어나려는 반응과 행동을 일으켰음 - 심리학자 [[📚 도널드 위니캇, 《놀이와 현실》 (1997)|도널드 위니캇]] - 예외적으로 '혼자 있는 능력'의 긍정적 측면을 논했음 - 혼자 있는 데 만족할 수 있는 능력은 성장하는 아이의 "정상적이고 필요한 면"이라고 주장 - 아이는 믿는 어른이 옆에 있어야 혼자 있는 것을 배울 수 있었음 - 이후 고독과 외로움의 차이를 탐구하는 토대를 놓음 - 외로움은 흡연이나 비만과 달리 객관적으로 측정할 길이 없었음 - 외로움이 하루 담배 15개피를 피우는 것만큼 위험하다는 주장은 진단이 아니라 미사여구 - 이런 주장은 압력 단체의 활동에 일부 기인함 - 두 가지 차원의 위기의식 1. 정부 입장에서 외로운 시민은 사회망의 약화가 낳은 의도치 않은 결과 2. 외로움이 고도의 근대화를 대표하는 병폐라는 주장 - 우리 사회가 "경쟁적인 이기심과 극단적인 개인주의"를 견뎌낼 친밀감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의학적·심리적 병적 상태와 관련된 모든 근거를 난폭한 신자유주의에 저항하는 데 투입함 — 환경·정치 운동가 조지 몬비오 - (💡한병철씨가 자신의 책들에서 일관되게 주장하는 것과 같음. '[#547 '신자유주의' 때문인 건 알겠는데...](https://seoulalien.substack.com/p/547)' 참고) ### 외로움과 고독 - 현대 사회에서 혼자 있기란 어느 한쪽에 치우쳤다기보다 고독과 외로움의 경계에 놓인 것으로 보임 - 노인층에서 외로움보다 독립성을 잃을 걱정이 더 강해졌음 - 사회망이 유연해지면서 독거의 가능성이 커졌음 - 남성들은 연락 빈도가 낮고 디지털 기기를 이용하는 경우만 낮은 정도가 덜했음 - '친밀감의 구조 변동' — 앤서니 기든스 - 친밀감의 형태를 선택할 수 있다는 건 자기정체성을 더 탐구해야 한다는 걸 뜻했음 - ""사람이 혼자 있을 때 내면에서 일어나는 일은 타인들과 교류할 때 일어나는 일 못지않게 중요하다." 특히 여성들에게 자신의 본모습과 되고 싶은 모습을 고민하고자 버거운 양육과 가사노동으로부터 벗어난다는 것은 매력적이었다." (p.300) - (💡버지니아 울프가 [[리얼리즘]], [[의식의 흐름]]에 대해 말한 것과 연결되지 않을까?) - 혼자 살기는 후기 근대성의 병폐가 아니라 근대화가 지닌 장점들의 직접적이고 가치 있는 결과라고 볼 근거가 있음 - ==핵심 질문은 '어떤 환경에서 고독이 외로움이 되는가'임== - 외로움과 고독의 경계가 자주 흐려지는 점을 고려할 때, 두 가지 결론 1. 어떤 외로움은 가까운 시기의 실패가 낳은 산물만은 아님 - 외로움은 인간 조건에 섞여들었고, 누구가 겪어야 할 인생살이이자 또 다들 생에 어느 시점에선 제대로 감당하지 못하는 어려움이 된 셈 2. 외로움을 후기 근대화의 결점과 관련 짓는 것은 (2008년 경제 위기 이후 더 뚜렷해진) 부의 불평등과 국가 재정 부족 때문 ## 7장: 디지털 시대의 고독 — '**당신**'에 관하여 ### 연결된 고독 - 디지털 혁명은 사회적 교류와 동시에 사회적 교류 단절을 추구하는 흐름의 극치 - ==은둔은 물리적으로 고립되기, 연결된 채 혼자 있기, 딴 곳에 정신팔기의 세 모습으로 실행됨== - 디지털 미디어가 생애에 미친 영향을 조사하기에는 아직 이름 ### 은둔의 부상 - 인터넷 사용의 증가로 인한 우려 1. 디지털 미디어의 감시로 최후의 사적 독립 영역이 위기에 처함 2. 디지털 소통이 고독과 집단의 적절한 조화에 끼치는 영향력에 의심이 생김 - 온라인 세상이 이용자를 진정한 고독도, 충만한 인간관계도 없는 영역에 가둔다는 것 - '상호 파괴 효과' — 셰리 터클 - 이 분석에는 역사적 관점의 문제가 있음 - 후기 근대화에서 대화가 정점에 달했다가 지나친 순간이 있었는지는 더 조사해봐야 함 ### 관점의 재구성 - 21세기 초, 집단에서 벗어나는 행위 자체를 병폐라고 보는 관점은 사라짐 - 대신 대인관계를 어려워하는 경향은 외로움이라는 범주에 들었음 - 측정의 문제 - 고독은 여전히 계량화되지 않는 반면, 외로움은 디지털 미디어처럼 계속 숫자로 해석됨 - 시간을 초월한 고독의 의미가 존재함 (p.323) - 온갖 논의가 있어도, 극단적인 은둔과 집단성에 큰 변화가 생겨도, 고독의 경험과 실행에는 뚜렷한 핵심이 남아 있음 - 1791년 요한 치머만이 고독을 두고 "==자기 회복과 자유롭고자 하는 경향=="이라고 한 정의는 우리 시대에도 유효함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