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조: [[역사, 과거, 고전주의 혹은 낭만주의 미학의 주제들 (선생님, 2014.1.22) ⭐️]] %% [**《낭만주의의 명령, 세계를 낭만화하라: 초기 독일낭만주의 연구》**](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1000810), 프레더릭 바이저(지음), 김주휘(옮김), 그린비, 2011 ![[romantik.png|350]] # 목차 - 서문 4 - 서론 낭만주의, 과거와 현재 17 - 1장 ‘낭만시’의 의미 27 - 목표와 회의 27 - 표준적 해석 33 - 낭만주의의 길을 따라 38 - 포에지 개념 44 - 세계를 낭만화하기 50 - 급진적 기획의 동기 53 - 2장 초기 독일낭만주의의 성격 57 - 성격규정의 임무 57 - 최고선 61 - 낭만주의적 문화 66 - 근대성에 대한 반동 70 - 포스트모더니즘과 맑스주의의 해석 75 - 낭만주의의 정치학 79 - 낭만주의의 미학 86 - 3장 초기낭만주의와 계몽 91 - 낭만주의 대 계몽? 91 - 계몽의 위기 96 - 낭만주의적 미학주의의 맥락 99 - 급진적 비판과 그 결과 104 - 양면적 해결책 109 - 4장 초기낭만주의와 플라톤주의 전통 113 - 계몽으로서의 낭만주의 113 - 낡은 부대의 새 술 115 - 새로운 문제들 119 - 함정들 그리고 반대들 125 - 플라톤적 유산 133 - 5장 예술의 주권 143 - 형이상학으로서의 예술 143 - 표현과 모방 147 - 칸트 『제3비판』의 도전 153 - 『제3비판』의 선례 156 - 낭만주의 미학의 형이상학적 토대 159 - 6장 초기 독일낭만주의에서 문화 개념 167 - 사회정치적 맥락 167 - 최고선으로서의 교육 171 - 미학적 교육 175 - 예술의 역할 179 - 교육과 자유 183 - 감각을 일깨우기 187 - 사랑의 힘 191 - 궁극적 역설 194 - 7장 [[🧑🏻‍🏫 프리드리히 슐레겔]]: 신비로운 낭만주의자 195 - 미스터리 195 - 질문의 상태 199 - 슐레겔의 발전에서 연속성과 비연속성 202 - 외부적 영향에 대한 질문 209 - 슐레겔과 피히테, 1795~1797 218 - 반토대주의적 인식론 225 - 새로운 비평 229 - 낭만적 아이러니 233 - 8장 낭만주의 형이상학의 역설 237 ^9fed43 - 이상한 결혼 계획 237 - 잘못된 만남의 이력 241 - 주-객 동일성 244 - 유기체적 자연 개념 248 - 유기체주의의 근거 251 - 부활한 스피노자주의 254 - 관념론과 실재론의 행복한 결혼 259 - 인식론의 개조와 부활 263 - 자유의 문제 266 - 9장 칸트와 자연철학자들 273 - 독단주의로의 회귀? 273 - 신칸트주의적 고정관념 275 - 규제적 제한을 위한 칸트의 논변 280 - 첫째 변론 286 - 경험의 한계 290 - 유기체적인 것의 초월적 연역 294 - 최종 결산 299 - 10장 초기낭만주의의 종교와 정치 303 - 몇 가지 곤란한 고정관념들 303 - 1790년대의 급진주의자 308 - 피히테 대 스피노자 314 - 스피노자를 부활시키기 322 - 최종 평가 327 - 참고문헌 331 - 옮긴이 후기 350 - 찾아보기 353 # 서문 - 초기낭만주의(1797~1802)로 알려진 초기 독일낭만주의 시기의 여러 측면들을 정의, 설명 - **목적**: 초기 독일낭만주의의 배후에 있는 철학 — 그것의 ==인식론·형이상학·윤리학·정치학== — 을 소개하고, 그것과 당대의 문학·비평·미학의 관련성을 보여주는 것 - 낭만주의의 세 개 시기^[옮긴이 주.] - **초기낭만주의**(Frühromanktik): 1797~1802년, 예나 중심으로 형성 - 철학적·이론적, 정치적으로 개혁적 - 절정기낭만주의(Hochromantik): ~1815년, 하이델베르크와 베를린 중심 - 후기낭만주의(Spätromantik): ~1830년 - 후기로 갈수록 지방적·목가적·보수적이 됨 - 흔히 낭만주의의 특징이라고 알려진 것들은 낭만주의 후기의 성격을 ==부당하게 일반화==한 것 - 초기낭만주의는 독특한 역사적 현상이며 18세기의 매우 중요한 부분 - 초기낭만주의 이해에서 중요한 쟁점은 그것과 독일의 계몽(Aufklärung)의 복잡하고 애매한 관계 - 초기낭만주의에 대한 저자의 접근 - 그것의 도덕적·정치적 가치들의 중요성과 이 가치들이 초기낭만주의의 미학, 종교에서 갖는 ==지배적 역할== 강조 - 초기낭만주의자들은 최고선을 미학적 관조가 아니라 ==인간의 자기-실현, 인류의 발전==으로 정의함 - 사회와 국가 안에서만 이 이상을 실현할 수 있다고 주장함 # 서론: 낭만주의, 과거와 현재 - 초기낭만주의 철학을 경시해 온 정치적, 학술적, 철학적, 연구상의 이유들이 있음 - 역사적 중요성 1. 초기낭만주의자들은 기계론적 자연 개념, 정신과 육체의 이원론, 확실한 제일 원리에 대한 토대주의적 믿음, 자기를 조명하는 주체와 같은 **데카르트적 유산**의 주요 측면과 단절함 2. 계몽 이성주의의 여러 근본 가정들, 즉 비역사적인 이성, 비판의 고전적인 기준들, 자명한 제일 원리가 존재할 가능성을 의심함 3. 사실상 철학의 모든 분야(형이상학, 윤리학, 미학, 정치학)에서 혁신을 가져옴 - 낭만주의 철학의 목표 - 회의주의를 벗어나는, 상대주의에 굴복하지 않는 인식론 - 이원론과 기계론의 양극단 사이의 중도(中道) - 초기낭만주의자들의 정치철학의 주요 문제 - 공동체의 요구와 개인적 자유의 요구를 화해시키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가? - 독재적인 고전주의와 무정부주의적인 주관주의의 양극단을 어떻게 피할 것인가? - (주의) 초기낭만주의자들은 여전히 18세기의 아이들, 계몽의 자식들이었음 - 결정적인 측면에서 그들은 포스트모더니즘과 매우 거리가 멀었음 1. 플라톤주의의 심대한 영향, 근본적인 도덕법칙 혹은 자연법칙이 존재한다는 주장 2. 통일성과 전체성을 향한 노력과 열망, 근대적 삶의 근본적인 분열들을 극복해야 한다는 요구 3. 종교적이었고, 심지어 신비주의적이었음. 근대 세계를 위해 새로운 종교적 신화와 《성서》를 요구했음 - 자기-절제와 비판, 체계성의 필요와 가치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음 - 바람직한 문화(Bildung, 도야), 진보의 가능성, 인류가 완전해질 수 있다는 생각, 지상에서 신의 왕국을 창조할 수 있다는 믿음을 계속 간직함 - 이 이상을 실제로 성취할 것이라고 믿을 만큼 순진하지는 않았지만,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그것에 다가갈 수 있다**고 주장함 - 낭만주의자들의 회의주의가 어떻게 플라톤주의 및 이성주의와 손잡을 수 있었는지에 대한 의문 - 플라톤주의자들은 세계가 **원리상 가지적**(intelligible)이라고 믿었지만, 유한한 인간 지성이 영원한 형상들을 파악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음 - 이 질서를 파악하는 **우리의 이성적 능력에 대한 회의주의**를 세계 자체의 비합리성에 대한 긍정과 혼동하는 것은 잘못임 # 1장: '낭만시'의 의미 ## 1. 목표와 회의 - 저자는 (아서 러브조이의 복수의 '낭만주의들'이라는 주장에 따라) 낭만주의들 중 하나에 초점을 맞춤 - ==18세기 후반(1797년 여름)과 19세기 초(1801년 여름) 독일의 지적 삶의 짧은 시기==, 독일어로는 초기낭만주의(Frühromantik), 영어로는 초기 독일낭만주의(early German romanticism)로 알려져 있는 시기 - 핵심 인물 - 빌헬름 바켄로더(Wilhelm Wackenroder) - 프리드리히 셸링 - 프리드리히 슐라이어마허 - 프리드리히 슐레겔과 그의 형 아우구스트 빌헬름 슐레겔(August Wilhelm Schlegel) - 루트비히 티크(Ludwig Tieck) - 필명 '노발리스'로 알려진 프리드리히 폰 하르덴베르크(Friedrich von Hardenberg) - 초기낭만주의에 대한 매우 기본적인 질문 하나 - ==초기낭만주의자들이 '낭만시(romantische Poesie)'로 의미한 것은 무엇인가?== - 쉬운 질문은 아니지만, '초기낭만주의자들이 낭만시에 대해 말할 때 그들은 무엇을 염두에 두고 있었는가?' - 낭만시 개념은 초기 독일낭만주의라는 세계로 들어가는 최고의 출발점을 제공함. 중추적인 개념 - 초기낭만주의자들은 자신들을 낭만주의자 혹은 낭만파라고 부르지 않았음 - 저자가 이 질문을 제기하는 주된 이유는, 전통적인 그리고 ==여전히 지배적인== 초기 독일낭만주의 개념을 재검토하기 위해서임 - 초기낭만주의에 대한 전통적 해석의 문제 1. 대부분의 철학자들은 초기낭만주의의 주요 관심이 문학의 영역에 속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주제를 무시함 → 지적 지평을 좁히게 됨 2. 이 주제는 문학 연구가들의 거의 독점적인 전유물이 되어 왔는데, 이들은 초기낭만주의의 진정한 토대가 되는 근본적인 형이상학적·인식론적·윤리적·정치적 관념들에 충분히 주의를 기울이지 않음 → 매우 아마추어적인 이해를 갖게 됨 - 이 전통적 해석에 맞서는 두 개의 테제 제안함 1. 낭만시는 단지 문학뿐만이 아니라 모든 예술과 학문에 적용됨 2. 낭만시는 예술과 학문뿐만이 아니라 인간, 자연, 국가를 가리킴. 초기낭만주의 미학의 목적은 진실로 ==세계 자체를 낭만화(romanticize)==하는 것이었고, 따라서 인간, 사회, 국가도 예술 작품이 될 수 있었음 - 낭만시는 문학이나 비평의 한 형식이 아니라 낭만주의자들의 일반적인 미학적 이상을 가리킴 ## 2. 표준적 해석 - 표준적 해석의 근본적인 전제는 낭만시라는 표현이 문학의 어떤 형식을 지칭한다는 것임 - 남겨진 유일한 문제는 **어떻게** 그것을 특징지어야 하는가임 - ==포에지(Poesie)== - 이 표현은 시(poetry), 즉 운문 형식의 문학만을 지칭한다고 가정되지 않음 - 누구나 낭만시가 스타일들의 혼합 혹은 종합, 많은 장르를 하나로 결합할 수 있는 작품을 가리킨다는 것에 동의함 - 언어의 문학적 사용을 지칭하는 포에지는 유(類), 낭만시는 그것의 한 종(種) - 슐레겔 - 신고전주의 시기: 1795~1797년 - 포에지에 대한 명시적인 정의는 '언어의 문학적 사용, 말로 이루어진 미학적 창작물' - 그의 정의: "시는 아름다움을 주요한 혹은 이차적인 목적으로 하는 언어의 사용이다." - 1800년 - 포에지 개념의 의미를 확장하여 사실상 모든 형태의 예술에, 그리고 자연 자체에까지 그것을 적용했음 - 그에게 낭만적 작가의 전형은 극작가 셰익스피어 - 슐레겔이 "기사들의 로망스"와 "중세와 초기 근대문학"을 지칭하기 위해서 '낭만적'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는 것을 지적함(러브조이) - 그것의 주요한 전형은 단테, 세르반테스, 셰익스피어였는데, 이 작가들은 근대적 의미의 소설가가 아니었음 - 로만[소설]은 근대의 산문 내러티브일 뿐만 아니라, 러브조이가 주장한 것처럼 중세와 초기 근대의 로망스(romance)이기도 했음 - 낭만시라는 표현에서 포에지라는 용어가 언어의 문학적 사용을 의미한다는 가정에 대해서는 아무도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음 → 저자가 질문하고자하는 가정임 ## 3. 낭만주의의 길을 따라 - 슐레겔의 낭만시 개념의 발전 과정(1796년 여름 ~ 1797년 후반)을 검토한다면, 이 개념이 단지 문학의 한 형식을 가리킬 수 **없다**는 사실이 분명해짐 - 문학은 분명 낭만시의 주요한 형식 가운데 하나이지만, 결코 **배타적** 형식은 아님 - 낭만시는 모든 창조적 활동을 위한 그의 이상 - 슐레겔이 ==낭만시 개념을 점진적으로 일반화==해 가는 네 단계 1. 초기 근대문학의 뚜렷한 특징 가운데 **하나**를 일반화 - 광범위하게 다양한 스타일 혹은 장르를 포괄하는 절충적(eclectic) 성격 - ==스타일의 혼합==은 근대를 특징짓는, 전체성을 향한 부단한 노력과 통일성을 향한 영원한 열망의 증거였음 - 슐레겔은 고대 세계의 전체성과 통일성을 재창조하는 것이 근대의 임무라고 믿었음 - 낭만시 개념을 추상화시키는 첫걸음 → 만약 스타일들의 혼합이 낭만시의 핵심이라면 이 개념은 더 이상 운문이든 산문이든 문학의 ==특정한 스타일이나 장르를 지칭할 수 없기 때문== 2. 낭만시를 기술하는 유일한 방법은 그것의 일반적인 미학적·도덕적 성격들에 의거해야 함 - 낭만주의 작품을 세 가지 일반적 성격으로 정의함 1. 공상(fantasy): 작가의 상상력이 그의 너머에 있는 어떠한 법칙도 알지 못하고 재료들을 자유롭게 결합한다는 점 2. 모방(mimesis): 시대 전체의 초상을 포함하거나 삶의 풍부함을 재생산해야 한다는 점 3. 감상성(sentimentality): 감정을 표현한다는 의미에서가 아니라 ==사랑의 정신==을 드러낸다는 의미 3. (두 번째 단계에 따라) 낭만시를 언어적인 성격이 아니라 미학적인 성격으로 특징짓기 시작하면서 사실상 모든 예술에 이 개념을 적용할 준비가 됨 - 낭만적인 것(the romantic)의 개념을 다른 예술들, 특히 음악과 조각, 그림, 심지어 의상, 춤에까지 적용하기 시작함 4. 낭만시 개념을 학문들로 확장함 - 학문이 미학적으로 설명된다면, 동일한 개념이 학문들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임 - 학문의 시적 설명 - (기존 토대주의 철학에 기초한) 학문의 고전적인 이상이 실현 가능하지 않은 것으로 여겨질수록, 전통적인 학문 분과들은 더욱더 예술과 유사한 것으로 보였음 - 전체성의 추구와 통일성의 열망이 이상에 더 가까이 다가가려면, 진정으로 낭만적인 작품은 학문과 예술의 종합이 되어야 함 - 낭만시의 모델을 《성서》로 봄 - 새로운 신화 창조, 즉 새로운 《성서》를 쓰는 것 - 이 단계들을 모두 종합하면 낭만시 개념은 그것이 문학적이든 예술적이든 학문적이든, ==모든 창조적 작업==을 가리킴 - "정신의 모든 작업들은 낭만화해야 하며, 낭만적인 것에 가능한 한 접근해야 한다." ## 4. 포에지 개념 - 슐레겔, 《포에지에 대한 대화(Gespräch über die Poesie)》 (1800년) - 문학의 어떤 장르나 형식으로 **낭만적인 것**을 기술할 수 없다고 결론 내림 - 대신, 일반적인 미학적 성격으로 그것을 설명해야 한다고 주장함 - 낭만적인 것은 문학의 "한 종류"가 아니라 "한 요소"임 - 명시적으로 시적인 것을 인간 존재 안의 **창조적 힘** 그리고 사실상 자연 그 자체 안의 **생산적 원리**와 동일시함 - 사실상 포에지의 고전적인 의미로 돌아가고 있는 것임 - 시적인 것(poiētikós)은 원래 무언가를 만들거나 창조하는 것을 의미했음 -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 셸링, '자신 안의 신적인 것을 드러내는 창조적 행위' - 노발리스, "우리의 기관들(organs)의 자유롭고 능동적이고 창조적인 이용", "초월적 건강함을 형성하는 위대한 예술" - 슐레겔은 1797년에 이미 낭만시 개념을 모든 예술과 학문으로 확장했으며, 자연 그 자체 안의 포에지에 대해서도 말하기 시작했음 (《아테네움 프라그멘트》 116번 참고) - 창조적 활동, 어떤 것이 생산되는 과정에 대해 말하고 있음 - 모든 낭만적 작품의 가장 본질적 특성이 "그것의 생성" - 슐레겔이 낭만시에 부여하는 주요한 특징들 1. 무언가를 창조할 때조차도 자기-비판의 특징을 결코 잃지 않는다 2. 대상에 전적으로 함몰되지만 또한 대상과 자신의 활동으로부터 물러서는 능력을 갖고 있다 3. 제약의 필요성을 알지만 스스로 부과한 것들 이외에는 인정하지 않는다 4. 그것의 본질이 바로 '생성'에 있기 때문에 결코 종국에 이르지 않는다 - 그러나 슐레겔의 낭만시 개념이 ==모호하다는 사실==을 이해해야 함 - 낭만시는 슐레겔의 철학적인 이상이나 규범적인 개념 또는 역사적인 개념(고전적 형식과 대조되는 초기 근대의 문학 형식)일 수도 있음 - 처음에 이 용어를 초기 근대문학이 갖는 스타이상의 몇 가지 측면을 지칭하기 위해 역사적 의미에서 사용했다가 나중에 그것을 일반화하여 모든 예술과 학문의 규범적 개념으로 만들었음 ## 5. 세계를 낭만화하기 - 초기낭만주의자들은 모든 예술과 학문을 낭만화하여 낭만적 회화, 낭만적 조각, 낭만적 음악이 있기를, 그리고 ==낭만적 예술뿐만 아니라 낭만적 학문==이 있기를 원했음 - 더 나아가 이 모든 예술과 학문들은 ==하나의 예술 작품 안에서 종합==되어야 했음 - 그렇다면 그것이야말로 ==근대의 신화==가 될 것임 - 초기낭만주의자들의 미학적 혁명은 매우 급진적이었음 - 세계 자체를 낭만화하여 개인, 사회, 국가가 모두 예술 작품이 되게 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 - ==**세계를 낭만화하는 것**== - 우리의 삶을 소설이나 시로 만드는 것 의미 - 파편화된 근대 세계에서 잃어버린 의미와 신비, 마법을 되찾게 될 것임 - 우리 모두가 내면의 깊은 곳에서는 예술가임을 믿었음 - 낭만주의적 기획의 목적은 ==우리 안에서 잠자고 있는 예술가적 재능을 일깨워 각자가 자신의 삶을 아름다운 전체로 만들게 하는 것== %% 예술 관련 자기계발서에서도 주장하는 것 %% - 핵심적 목표: 예술과 삶 사이의 장벽을 깨부수는 것 - 슐레겔, 칸트의 정언명령을 변용하여 "**낭만주의의 명령**(der romantische Imperativ)"을 선언함 (1797년 단편들) - 모든 자연과 학문이 예술이 되어야 하며, 예술은 자연과 학문이 되어야 한다고 요구함 - 나아가 사회가 시적으로 그리고 시가 사회적으로 되며, 도덕이 시적으로 그리고 시가 도덕적으로 될 것을 요구함 - 이 모든 요구들은 다른 곳에서 "천재의 명령(genialischer Imperativ)"이라고 부르는 것, 즉 근대적 삶의 분열들을 극복하고 **문화**의 통일성을 회복해야 한다는 요구에서 나옴 - 노발리스, "세계는 낭만화되어야 한다"는 문장을 통해 처음으로 급진적 낭만주의를 선언했음 - "내가 평범한 것에 고귀한 의미를, 관례적인 것에 신비로운 외관을, 알려진 것에 미지의 것이 갖는 위엄을, 유한한 것에 무한자의 환상을 줄 때 나는 그것을 낭만화하고 있다." - 삶을 하나의 소설로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함 - "철저하게 정신적인 사람에게는 모든 만남, 모든 사건이 …… 끝없는 소설의 시작이 될 것이다." - 미학적 이상에 도덕적 의미와 함께 정치적 의미를 부여했음 - 자신의 정치적 이상을 "시적 국가"라고 부름 - '삶이 곧 무대' - 통치자는 감독, 시민들은 배우, 그들의 배역은 법과 관습 ## 6. 급진적 기획의 동기 - 낭만시 - 미학적 생산의 활동을, 그 대상이 아름다운 한에서 인간의 모든 창조성을 가리킴 - 세계를 낭만화하는 활동, 어떤 것이 소설이나 시의 마법과 의미, 신비를 갖게 만드는 활동을 가리킴 - 또한 저 행동의 목적 혹은 목표, 즉 하나의 소설이 된 세계를 지칭할 수도 있음 - 초기낭만주의자들이 지나치게 '낭만적'으로 보일 수 있으나, 그들은 낭만시를 단지 ==하나의 이상==으로 간주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함 - 이 지상에서 우리 운명의 몫은 ==이 목적을 성취하려는 영원한 노력과 열망==이라는 것을 그들도 잘 알고 있었음 - 낭만주의자들이 낭만시 개념을 그토록 넓은 의미로 사용한 두 가지 이유 1. 포에지라는 용어를 문학적 창조성뿐만 아니라 모든 예술적 창조성에, 사실상 자연 자체의 창조성에 적용한 것은 자연과 예술 사이의 연속성을 강조해 주었음 - 인간의 창조성의 모든 형식들이 그저 자연 자체가 가진 창조성의 외양, 현현, 발전이 뿐임을 강조하고자 했음 - 이 이론으로 예술을 ==일반적인 형이상학적 맥락 안에 위치==시켰을 뿐 아니라 미학적 생산의 **진리**를 보증했기 때문임 - 자연의 **자기-계시** 2. 포에지라는 용어를 문학 작품뿐만 아니라 모든 형태의 미학적 생산에 적용하는 것은 ==낭만주의자들의 근본적인 목적 — 문화(Bildung), 인류의 교육, 모든 인간의 능력을 하나의 전체로 발전시키는 것== — 을 성취하는 데 필수적이었음 - 슐레겔, 문화만이 최고선이라고 선언 - 노발리스, 문화의 장려를 지상에서의 자기 임무로 삼음 - 문화: 인간의 모든 능력, 특히 인간 존재로서의 능력과 개인의 고유한 능력을 완전히 발전시키는 것을 의미함 - 이것은 낭만주의자들이 일반적인 철학적·도덕적 이유에서 낭만시 개념을 원래의 문학적 영역 너머로 확장했음을 보여줌 - 포에지 개념이 일반적인 철학적·역사적 맥락 안에서 깊이 있게 이해되어야 함을 증명 ## (요약의 요약) - 초기 독일낭만주의(1797년 여름 ~ 1801년 여름)에 대한 전통적 해석에는 문제가 있음 - 초기낭만주의의 주요 관심이 **문학 영역에만 속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철학자들**은 이 주제를 무시해서 지적 지평을 좁히고, **문학 연구가들**은 근본적인 관념들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서 아마추어적인 이해를 갖게 됨 - 그러나 이 해석에 맞서는 저자의 두 가지 테제가 있는데, 1. 초기 독일낭만주의라는 세계로 들어가는 최고의 출발점인 **낭만시**는 단시 문학뿐만이 아니라 모든 예술과 학문에 적용됨 2. 낭만시는 예술과 학문뿐만이 아니라 인간, 자연, 국가를 가리킴. 초기낭만주의 미학의 목적은 **세계 자체를 낭만화**하는 것이었고, 따라서 인간, 사회, 국가도 예술 작품이 될 수 있었음 - ‘세계를 낭만화한다’는 것은, - 우리의 삶을 소설이나 시로 만드는 것 - 파편화된 근대 세계에서 잃어버린 의미와 신비, 마법을 되찾게 되는 것 - 우리 모두가 내면의 깊은 곳에서는 예술가임을 믿는 것 - 낭만주의적 기획의 목적은 우리 안에서 잠자고 있는 예술가적 재능을 일깨워 각자가 자신의 삶을 아름다운 전체로 만들게 하는 것 - 핵심적 목표: 예술과 삶 사이의 장벽을 깨부수는 것 - 낭만시는 문학이나 비평의 한 형식이 아니라 **낭만주의자들의 일반적인 미학적 이상**을 가리킴 - 지나치게 ‘낭만적’으로 보일 수 있으나, 초기낭만주의자들도 낭만시를 **하나의 이상으로 간주**했고, 이 지상에서 우리 운명의 몫은 이 목적을 성취하려는 **영원한 노력과 열망**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음 - ‘포에지’라는 용어를 문학 작품뿐만 아니라 모든 형태의 미학적 생산에 적용하는 것은 **낭만주의자들의 근본적인 목적 — 문화(Bildung), 인류의 교육, 모든 인간의 능력을 하나의 전체로 발전시키는 것** — 을 성취하는 데 필수적이었음 - **문화**: 인간의 모든 능력, 특히 인간 존재로서의 능력과 개인의 고유한 능력을 완전히 발전시키는 것을 의미함 - 이것은 낭만주의자들이 일반적인 철학적·도덕적 이유에서 낭만시 개념을 원래의 문학적 영역 너머로 확장했음을 보여줌 # 2장: 초기 독일낭만주의의 성격 ## 1. 성격규정의 임무 - 개별성 - 하나의 문학 작품을 해석하기 위해서는 그것의 **개별성**, 즉 스타일과 사물을 바라보는 방식에서 독특한 혹은 특징적인 것을 이해하는 것이 필수적(슐레겔) - ==**성격규정**==(Charakteristik) - 작가의 목표와 맥락을 이해함으로써 작품의 특징을 정의하는 해석 방법 - 저자의 목적 - 초기낭만주의 세대의 주도적 사상가들(프리드리히 슐레겔, 아우구스트 빌헬름 슐레겔, 노발리스, 청년 헤겔, 슐라이어마허, 셸링, 횔덜린)의 배후에서 이들을 이끌었던 **이상들과 쟁점들의 성격**을 규명하는 것('성격규정' 방법 적용) - 초기낭만주의에 대한 전통적 접근 방식의 문제 1. 너무 편협하며 초기낭만주의의 모든 깊이와 폭을 아우르는 데 실패함 2. 초기낭만주의의 문학적이고 비평적인 차원에 과도한 중요성을 부여함 - 초기낭만주의를 미학적 운동으로 보는 것은 전적으로 옳지만, 미학적인 것을 문학과 비평으로만 한정하는 것은 잘못되었음 - 낭만주의 미학은 철학적 맥락과 그것의 근저에 있는 윤리적이고 정치적인 가치들에서 의미와 목적을 도출함 - 저자가 생각하는 초기낭만주의의 성격의 기본 테제 1. 낭만주의자들의 핵심적 이상이 비평적·문학적이기보다 주로 윤리적·정치적이었다 - 낭만주의가 본질적으로 비정치적이며 사회정치적 현실에서 문학적 상상의 세계로 도피하려는 시도라는 미신을 떨쳐버려야 함 2. 낭만주의자들의 윤리적이고 정치적인 이상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설명 - 낭만주의자들의 근본적인 **윤리적 이상**은 문화(Bildung), 자기-실현, 모든 인간적이고 개인적인 능력인 능력들이 하나의 전체로 발전하는 것 - 기본적인 **정치적 이상**은 공동체, 국가에서 좋은 삶을 추구하는 것 - 통일성을 향한 열망, 개인의 모든 능력들을 통일시키고 개인을 타인 및 자연과 화해시키려는 시도 - 본질적으로 ==전체론적== - 고대에 주어졌던 자신과 타인 그리고 자연과의 통일성을 이성을 통해 창조하는 것 3. 낭만주의적인 통일성의 이상이 **근대 시민사회의 분열적 경향에 맞서 전체성을 재확인**하고자 하는 시도 - 근대에 대한 반작용이자, 자유, 이성, 진보와 같은 **근대의 여러 근본 가치들**을 보존하려는 시도 ## 2. 최고선 - 낭만주의자들의 가장 기본적인 가치와 이상을 규정할 매우 믿을 만한 방법 → 윤리학의 근본 물음, 즉 **무엇이 ==최고선==(summum bonum)인가에 대한 그들의 대답**을 규정하는 것 - 아리스토텔레스, 《니코마코스 윤리학》에서 제시한 최고선의 두 가지 조건 1. 궁극적(final) 2. 완결적(complete) - 최고선에 대한 낭만주의자들의 입장 - ==**Bildung**== - 맥락에 따라 교육, 문화, 발전 - 문자적으로는 '형성' 의미, 잠재적·맹아적·암묵적인 것이 실제적·조직적·명시적인 어떤 것으로 발전한다는 의미 함축 - (다양한 함축들이 결합하여) 교육적 과정이나 문화적 동화의 산물 혹은 윤리적 과정이나 자기-실현의 산물을 의미 - **전체론**적인 낭만주의의 이상의 두 측면 1. 우리의 모든 고유하게 인간적인 능력의 개발을 강조했고, 인간성의 다른 측면들을 희생시키면서 한 측면을 개발하는 일면성을 거부함 2. 이 모든 능력들이 통합적이고 조화로우며 균형 잡힌 전체로 형성되어야 한다고 강조함 - 이성과 함께 감성을, 지성과 함께 감정과 감각을 교육해야 한다고 주장 - 개인성의 윤리학 - 개인이 자신만의 독특하고 개인적인 방식으로 그의 인간적인 능력을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함 - **신적 이기주의**(슐레겔, 슐라이어마허) - 개인은 자신의 삶의 모든 가치들을 주관하고 그의 인성에 가장 적합한 것들을 선택해야 한다 - 초기낭만주의자들은 문화에 대한 자신들의 이상을 **미학적으로 해석**함 - '좋음'을 '아름다움'과 등치시키는 고전적 신플라톤주의를 재확인 - 문화의 미학적 개념을 지탱하는 두 개의 유비, **자기-실현과 미의 이상을 연결**시키는 두 개념 1. 자기를 실현한 개인과 예술 작품은 모두 유기체적 전체이다 2. 자기를 실현한 개인과 예술 작품은 모두 자유를, 제약이나 외부로부터의 간섭의 부재를 보여 준다 ## 3. 낭만주의적 문화 - **이성과 감성의 대등한 중요성**을 강조함으로써 질풍노도의 감성과 계몽의 이성주의를 모두 교정하는 것이 낭만주의자들의 역할이었음 - 문화에 대한 낭만주의의 이상(윤리학)을 특징짓는 두 가지 특성 1. ==자유== 개념에 부여한 중심적 역할 2. ==사랑== - 자기-실현의 윤리학으로 이해해야 함 - 사랑을 통해 대립하는 힘들을 통일, 즉 이성과 감성을 화해시킴 - 사랑은 나의 내밀한 자아로부터, 독특한 정념과 욕망으로부터 나오며 나 자신과 타인 사이의 독특한 유대에 있음 - 사도 바울의 '아가페'보다 플라톤의 '에로스'와 더 많은 유사점 - 젊은 시절 횔덜린, 슐레겔, 슐라이어마허, 노발리스는 플라톤, 그 중에서도 《향연》, 《파이드로스》를 열정적으로 공부함 ## 4. 근대성에 대한 반동 - 근대 시민사회에서 증대되는 여러 조류들 — 원자주의, 소외, 아노미 — 에 반대해 고전적 문화의 이상을 되살리고 재확인하는 것이 낭만주의 세대의 임무 - 근대성의 근본적인 병리현상의 다양한 명칭: 소외, 낯섦, 분열, 분리, 반성 등 - 자기-노예화 - 낭만주의자들이 본 소외의 세 가지 형태 1. 주체 내부의 분열 1. 자아가 자신의 욕망과 감정을 억압하거나 제거함으로써만 의무에 따라 행동할 수 있는 곳에서 발생하는 이성과 감성의 갈등 - 문화와 양식의 성장에서 기인 2. 자아가 다른 모든 능력들을 희생하고 오직 하나의 능력만을 개발하는 곳에서 일어나는 전문화의일면성 - 시민사회 안의 노동분업으로부터 발생 2. 자아와 타인들의 분열(아노미, 원자주의) - 길드, 협동조합, 가족 같은 전통적 공동체의 쇠퇴와 각 개인이 타인의 희생하에 자기이익을 추구하도록 만드는 경쟁적 시장의 부상으로부터 발생 - 이런 사회적 소외의 전형이 '사회계약론' 3. 자아와 자연 사이의 분열 - 두 가지 원천에서 발생 1. 근대 기술의 성장 2. 기계론적 물리학 - 소외 혹은 분열의 각 형태에는 그것에 상응하는 전체론적 이상이 존재했음 1. 자아 내부의 분열 vs. 아름다운 영혼 2. 자아와 타인 사이의 분열 vs. 공동체, 자유로운 교제 혹은 유기체적 국가의 이상 3. 자아와 자연 사이의 분열 vs. 생명 혹은 유기체적 자연 개념의 이상 - 초기낭만주의자들은 근대성과 반근대성, 급진주의와 보수주의 사이에서 어떤 중간의 길을 찾으려 시도했음. 중도(via media) - 낭만주의자들은 근대성의 편에 서 있고 자신들을 진보의 옹호자로 여겼음 1. 계몽을 비판하면서도 이성의 비판적 능력, 특히 개인이 모든 믿음을 비판할 권리에 최대의 중요성을 둠 2. 시민사회의 자유, 특히 개인이 스스로 생각하고 자신의 모든 능력을 최대한 개발할 권리를 소중하게 여김 3. 과거의 조화와 통일을 미래에 어떻게 더 높은 수준에서 이룰 것인가를 추구함 - 그들의 문제는 ==어떻게 근대의 근본 가치들인 개인성과 비판적 합리성, 자유를 전체론적 이상 안에서 보존할 것인가==였음 - 본질적인 관심은 어떻게 **차이-안의-동일성**, **대립-안의-통일**을 성취할 것인가에 있었음 ## 5. 포스트모더니즘과 맑스주의의 해석 - 낭만적 글쓰기의 '비종결성'에 대한 포스트모더니스트들의 주장은 궁극적으로 체계적 정신과 체계의 정신의 단순한 혼동에 근거함 - 낭만주의자들은 **체계의 정신**에는 반대했으나 **체계적 정신**은 긍정했음 - 도달할 수는 없다해도 완결적 체계는 이성의 필수적인 규제적 이상이기 때문 - 마르크스주의적 해석의 심각한 문제 - 초기낭만주의가 중세적 과거의 복원을 열망한 본질적으로 반동적인 운동이라고 가정하는 것은 큰 실수 - 낭만주의가 계몽에 총제적으로 반대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임 - 1790년대의 맥락에서 **계몽**을 민주적이고 자유주의적인 가치들과 동일시하는 것은 시대착오임 - 시대와 장소의 맥락 안에서 초기낭만주의의 총체성과 개별성을 재구성해야 함 ## 6. 낭만주의의 정치학 - 낭만주의자들은 정치적일 수밖에 없었으며, 정치적인 것의 중요성을 재확인함 - 아리스토텔레스의 생각을 따라 "정치적 판단은 모든 견해들 가운데 최고의 것" (슐레겔) - 정치학은 우리에게 어떻게 최고선을 이룰 것인가를 말해 주는 최상의 학문이 됨 - ==낭만주의의 사회정치적 사유의 핵심: **공동체의 이상**== - 폴리스라는 고전적 이상의 부활 - 낭만주의의 공동체 이상은 **논리적 차원과 규범적 차원**에서 이해되어야 함 - 논리적 차원 - "국가가 부분들에 앞서는 전체" — 아리스토텔레스, 《정치학》 - 낭만주의자들은 인간 존재의 사회적 성격을 강조하고, 인간은 사회로 인입되는 교육을 통해 정체성을 획득하며, 사회를 떠나서는 야수에 불과하거나 신이 될 뿐이라고 주장 - 사회계약론에 이의 제기 - 규범적 차원 - 자기-이익이 공동선에 비해 논리적으로도 도덕적으로도 이차적이라고 주장함 - 단지 개인의 권리를 보호할 뿐만 아니라 공동선을 보장하는 것이 국가의 목적이 되어야 한다는 입장과 연관 - 본질적으로 공화주의적 - 몽테스키외의 공화주의 전통에서 도출된 것 - 배후에 있는 핵심 관념 혹은 지배적 은유: **유기체적 혹은 '시적' 국가 개념** - 그것의 반대물인 계몽의 '기계' 국가와 대조될 때 가장 잘 이해됨 - 유기체적 국가의 특징 - 자기-조직적이고 자기-발생적인 부분들로 이루어짐 -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진화하고 지역적 상황에 적응할 것임 - 그리하여 아래로부터 만들어진 역사적 발전과 전통의 결과물이 될 것임 - 분화되고 계층화된 구조 - 다원주의 - 그들의 정치적 이상은 군주정, 귀족정, 민주정의 종합인 혼합정에 더 가까웠음 ## 7. 낭만주의의 미학 - 낭만주의자들은 ==미를 도덕적·정치적으로 정의==했기 때문에 이 가치들을 분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 - ==미는 조화로운 개인과 국가의 외양 혹은 현현== - 미를 진과 선의 **인식의 원리**(ratio cognoscendi)로 만들었다는 의미에서만 미에 우월성을 부여했음 - 개인, 사회, 국가까지도 예술 작품으로 보았음 - 그들의 목적은 예술과 삶의 경계를 깨뜨림으로써 전체 세계가 하나의 예술 작품이 되게 하는 것 - 초기낭만주의자들은 칸트의 미학적 자율성 독트린을 추종했음 - 미학적 성질들은 도덕적 원리나 육체적 욕망과 독립적으로 가치를 가짐 - 예술 작품이 자유를 의미하는 것은 바로 그것이 자율적이기 때문이며, 혹은 다른 목적 — 도덕적이든 육체적이든 — 을 위한 수단이 아니기 때문임 - 미의 본질은 자유의 외양에 있음. 예술 작품이 도덕적 가치를 갖는 것은 정확하게 그것이 도덕의 기반인 자유를 표상하기 때문임 (실러) - 그러나 자유를 상징하기 위해 예술 작품은 자체의 완결성과 자율성, 외적 목적으로부터의 자유를 가져야 함 - =="아이러니하게도 예술은 도덕적 목적을 위해 이용되지 않을 때 가장 큰 도덕적 의미를 갖게 된다. 예술의 자율성은 진정 도덕의 토대를 가지고 있다."== (p.90) - "내 독트린의 핵심은 인간이 최고의 목적이며, 예술은 오직 그것을 위해서만 존재해야 한다는 거야." — 슐레겔 - 초기낭만주의에 대한 도덕적·정치적 해석의 구호이자 결론 # 3장: 초기낭만주의와 계몽 ## 1. 낭만주의 대 계몽? - 1830년대와 1840년대 독일의 자유주의자들과 헤겔 좌파들은 낭만주의를 계몽에 반대하는 반동적 운동으로 간주하여 비난함 - 독일의 민족주의자들과 보수주의자들은 낭만주의를 수용함 - 이들에게 계몽이란 프랑스에서 수입되어 온, 독일 정신에 적대적인 외래 이데올로기였음 -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파시즘에 대한 반작용으로 다시 등장함 - 낭만주의는 파시즘 이데올로기에 본질적인 것으로 보였고, 자유주의자들과 맑스주의자들은 그것을 공격함 - **이차문헌들**이 제시한, 낭만주의가 계몽과 결별한 이유 1. 계몽의 이성주의를 **미학주의**로 대체하려고 함 2. 계몽의 개인주의를 비판하고, 대신 개인이 집단에 종속되는 **공동체의 이상**을 옹호함 3. 본질적으로 **보수적인 이데올로기**로, 계몽의 자유주의적 가치들과 단절 - 이러한 상식은 오해하기 쉬운 과도한 단순화 1. 독일낭만주의는 여러 단계와 변형을 겪은 매우 변화무쌍한 운동이었음 - 보통 세 시기로 구분 - 초기낭만주의(1797~1802) - 절정기낭만주의(~1815) - 후기낭만주의(~1830) - 낭만주의와 계몽의 관계 역시 변화를 겪음 - 계몽의 일부 핵심적 가치들에 대해 적대적으로 되었다는 일반화는 후기낭만주의 일부 사상가들에 해당되고, 초기 단계에는 적용되지 않음 - ==낭만주의의 마지막 모습에 근거하여 낭만주의 전체를 판단하는 시대착오의 위험을 피해야 함== 2. 각각의 시기 안에서, 계몽에 대한 낭만주의자들의 입장은 복잡하고 미묘한 양면성을 지님 - 낭만주의자들은 계몽의 비판자이며 사도이기도 했음 - 문제는 각각의 시기에 어떤 측면에서 계몽을 받아들이고 거부했는지를 밝혀야 함(이 글의 과제) - 초기낭만주의는 낭만주의자들과 계몽의 관계를 이해하는 데 가장 흥미롭고 많은 것을 드러냄 - 초기낭만주의자들이 18세기 후반 베를린에서 여전히 지배 이데올로기였던 계몽에 이의를 제기하고 그것에 대한 태도를 발전시켰기 때문 ## 2. 계몽의 위기 - '낭만주의 서클' - 철학과 시, 정치와 종교에 대해 솔직하고 자유롭게 토론하는 것이 목적 - 슐레겔 형제, 루트비히 티크(소설가), 셸링(자연철학자), 슐라이어마허(신학자), 빌헬름 하인리히 바켄로더(예술사가), 프리드리히 폰 하르덴베르크('노발리스', 시인, 철학자) - 횔덜린은 주변부에 머뭄 - 주도적 인물은 프리드리히 슐레겔 - 그룹의 미학적 이상들을 정식화하고, 〈아테네움〉 창간 및 편집 - 프랑스 계몽철학자들의 쾌락주의와 유물론, 공리주의에 비판적 - 세계를 단순한 기계로 환원시키고, 예술과 종교 같은 삶의 고귀한 가치들의 자리를 남겨두지 않음 - 낭만주의자들은 계몽에 대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계몽의 두 가지 근본 원리를 지지함 - 급진적 비판 혹은 개인이 스스로 생각할 권리와 문화 - 대중의 교육 - 1780년대 후반에는 계몽이 자체의 내적 긴장들로 위험에 처함 - 계몽의 급진적 비판이 문화(Bildung)의 이상 자체를 손상시키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 ## 3. 낭만주의적 미학주의의 맥락 - 초기 독일낭만주의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 예술에 부여한 커다란 중요성 - 미학주의는 계몽의 이상을 실행에 옮기고 해결되지 않은 문제를 푸는 그들의 방법 - 프랑스 혁명에 대한 그들의 반응이라는 맥락에서만 이해 가능함 - 노발리스, 셸링, 슐라이어마허, 프리드리히 슐레겔: 1798년경에야 혁명에 비판적이 됨 - 근대 시민사회의 이기주의, 유물론, 공리주의를 공격하기 시작 - 중우정치에 대한 두려움 표현, 어느 정도의 엘리트 지배를 주장함 - 진정한 공화국은 귀족정, 군주정, 민주정의 혼합이 되어야 한다고 믿음 - 이것은 낭만주의자들만의 태도가 아니라 1790년대 후반의 전형적 입장 - 초기낭만주의자들로만 한정한다면 '낭만적 보수주의'를 말하는 것은 부당함 - 여전히 계몽군주제에 대한 믿음에 매달려 있던 계몽주의자들보다 그들이 자유주의적이고 진보적인 이상에 더 충실했음 - 계몽이 진보적이고 민주적인 이상과 결합한 것은 훨씬 후의 일 - 초기낭만주의자들이 마주한 근본적인 정치적 문제: ==도덕적·정치적·미학적 교육을 제공함으로써 독일 국민을 공화국의 높은 이상을 위해 준비시키는 것== - 그들이 예술에 큰 중요성을 부여한 것은 예술을 문화의 주요 수단으로, 따라서 사회정치적 개혁의 열쇠로 보았기 때문 - 실러는 《인간의 미적 교육에 관한 편지들》 (1793)에서 먼저 이 테제를 제시했음 - 인간의 분열된 능력들을 통일시키고 덕의 모델을 제공하며 대중이 행동하도록 고무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예술뿐이라는 주장 - 앞선 계몽의 세대와 이들이 다른 점은 다만 계몽절대주의에 대한 이들의 환멸과 공화주의의 이상을 수용하려는 자세 ## 4. 급진적 비판과 그 결과 - 계몽주의자들이 이성의 권위를 충분히 확장하지 않고 사회적·정치적·종교적 현실과 타협하려 함으로써 자신들의 이상을 배반했다는 초기낭만주의자들의 불만 - **급진적 비판** — 종교, 도덕, 사회적 관습에 대한 철저한 비판 — 의 가치는 〈아테네움〉을 이끄는 동기들 가운데 하나였음 - **비판**을 높이 평가한 이유: 개인이 억압적인 사회적 규범으로부터 자신을 해방시킬 수 있는 도구로 보았기 때문 - 개인주의 윤리학, '신적 이기주의'의 윤리학 옹호 - 삶의 목적은 각 개인의 독특하고 고유한 능력들의 개발이 되어야 함 - 급진적 비판의 불편한 결과들 분명해짐(1790년 후반경) 1. 비판이 일관되고 철저하다면 그것은 회의주의로 귀착될 것으로 보임 - 토대를 밝히기보다는 그것들이 모두 '선입견'에 불과함을 보여줌 2. 인간을 자연으로부터 소외시킴 - 이성이 자연을 정복한 만큼 자연은 단순히 인간의 만족을 위한 수단이나 도구가 됨 - 그러나 이성이 자연을 통제하지 못하기 때문에 자연은 단지 그 노력의 장애물이 됨 3. **근대인이 공동체 감각을, 집단에의 소속감을 잃어버림** - 급진적 비판은 공동체 안에서의 자기-실현의 가능성을 약화시킴 - 만약 개인이 그의 이성의 비판적 활동에 부합할 때까지 어떤 믿음이나 법칙도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면, 개인들이 존재하는 수만큼 권위의 원천이 존재할 수 있을 것 - 따라서, 급진적 비판은 회의주의뿐 아니라 무정부주의로 나아가는 듯했음 - 이 결과들은 계몽의 일관성 자체에 심각한 질문들 제기함: **급진적 비판**과 **문화(Bildung)** 가 서로 충돌했기 때문 - 급진적 비판에의 헌신은 계몽의 문화 기획 배후에 있는 도덕적 이상주의를 약화시킴 - 1790년대 낭만주의자들이 마주한 일반적 문제: **문화에 대한 계몽의 이상을 급진적 비판에 대한 요구와 화해시키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가?** - 이성을 배반하지 않으면서 계몽이 남겨 놓은 공백을 매우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가? - 개인의 자율성을 잃지 않으면서 우리의 믿음을, 자연과 사회와의 통일성을 회복하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가? ## 5. 양면적 해결책 - 낭만주의자들이 이 딜레마에서 빠져나온 길: 예술에 대한 그들의 믿음 - 오직 예술만이 그들의 믿음을, 자연과 사회와의 통일성을 회복할 수 있다고 믿음 - 이성이 본질적으로 부정적이고 파괴적인 힘이라면, 예술은 긍정적이고 생산적인 힘 - 예술은, - 새로운 신화를 창조함으로써 도덕적이고 종교적인 믿음을 회복 - 자연은 '낭만화'함으로써, 자연의 오랜 신비와 마법, 미를 복원함으로써 자연과의 통일성 되살림 - 모든 사회적 유대의 기반이자 자유롭고 평등한 모든 사람들을 결합시키는 자연적 감정인 ==사랑의 감정==을 표현하고 일깨움으로써 공동체를 재확립 - 이성은 사실을 창조하는 힘이 아니라, 단지 추론을 통해 사실들을 연결하는 힘만을 갖고 있음 - 사실 자체는 다른 어떤 원천으로부터 이성에게 주여져야 함 - 낭만주의자들에게는 ==생산적 상상력==만이 그 원천 - 미학적 교육 프로그램이 이성의 권위를 **대체**하도록 했는지, 아니면 **지원**하도록 의도했는지가 분명치 않음 - 이에 대한 낭만주의자들의 양면적 입장 - 예술을 도덕과 정치에 불가결한 토대로 만들었음 - 때로는 이성이 도덕적·정치적 원리들을 정당화하는 힘을 갖는다고 주장함 - 이 양면성은 낭만주의자들과 계몽의 관계를 규정하는 데 매우 중요함 - 결국 초기낭만주의자들과 계몽의 관계를 규정하는 문제는 ==이성에 대한 그들의 태도==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데 달려 있음 - 이 지점에서 초기낭만주의자들의 텍스트는 명확하지 않고 ==모호, 양면적==임 - 만약 초기낭만주의자들의 미학적 기획이 계몽의 위기에 대한 그들의 해결책이었다면, 초기낭만주의를 ==계몽의 긍정이자 동시에 부정==이라고 볼 수밖에 없음 # 4장: 초기낭만주의와 플라톤주의 전통 ## 1. 계몽으로서의 낭만주의 - **기존 연구 전통**에 따라 초기낭만주의와 계몽 사이에는 철저한 단절이 있었음 - 기본적인 이유 중 하나: 이성의 권위에 대해 명백히 충돌하는 견해들 1. 계몽주의자들은 **이성의 개념과 판단**, 초기낭만주의자들은 **예술의 직관과 감정**을 최고의 지적 권위, 지식의 궁극적 기준이자 도구로 삼음 2. 계몽주의자들은 **진리의 보편적 기준**이 존재함을 긍정, 낭만주의자들은 그것을 부정함 - 그러나, 초기낭만주의자들은 어떤 측면에서는 계몽과 단절하지만 다른 측면에서는 추종함 - 초기낭만주의는 **계몽의 계몽**으로 보임 - 초기낭만주의의 '비이성주의'와 계몽의 이성주의라는 전통적 대당의 문제점 1. 낭만주의자들은 계몽의 **비판 프로그램**을 받아들였을 뿐 아니라 급진화함 2. 계몽과 초기낭만주의는 문화(Bildung), 대중의 교육이라는 동일한 근본적 이상을 공유함 - 문화의 목적이 우리가 가진 모든 인간적 능력의 개발이 되어야 한다고 믿음 - **자기사유**(Selbstdenken): 우리 스스로 사유하는 능력 - 이 맥락에서 초기낭만주의의 미학주의를 이해해야 함 3. 초기낭만주의의 **중세주의**는 계몽에 반대한 반동적 이데올로기가 아니었음 - 중세주의의 원천이 계몽에 있었기 때문 - 계몽은 신고전주의와 전제정치에 맞선 보루로서 중세적 전통을 놓치 않고 있었음 ## 2. 낡은 부대의 새 술 - 초기낭만주의와 계몽 사이에 여전히 존재하는 이성의 권위에 대한 차이 1. 대부분의 계몽주의자들은 **이성의 보편적 권위**를 가정했지만 일부 낭만주의자들은 그것에 의문을 품었음 2. 대부분의 계몽주의자들은 **이성이 지식의 궁극적 기준이자 수단**임을 인정했지만 대부분의 낭만주의자들은 그것을 부정했음 - 1790년대 예나의 고전 독일철학에서 '니트함머 서클'은 칼 라인홀트(Karl Reinhold)와 피히테의 **토대주의적 기획**에 극도로 비판적이었음^[디터 헨리히, 만프레트 프랑크의 연구] - 라인홀트, 피히테는 자명한 제일 원리들로부터 연역을 통해 완전무결한 체계를 세우려 했음 - 초기낭만주의자들은 모든 반성과 판단 혹은 이성적 인식을 넘어서고 예술을 매개로 해서만 제시될 수 있는 존재의 영역을 상정했음 - 이 주장에는 초기낭만주의의 미학주의와 계몽의 이성주의 사이의 구분이 함축되어 있음 - **초기낭만주의와 관념론**, 특히 개념화의 제일 조건들을 개념화하는 **불가능한** 시도를 했던 칸트와 피히테, 헤겔의 관념론 사이에 근본적인 구분선을 그어야 한다고 주장함 ## 3. 새로운 문제들 - 계몽과 낭만주의의 전통적 대당(對當)을 유지하는 것이 현명해 보이는 근거들 - 이성의 권위에 대해 계몽과 초기낭만주의 사이에 지속된 차이들 - 낭만주의자들이 니트함머 서클의 반토대주의에 진 빛들 - 그들의 피히테 비판이 갖는 함의 - 그러나 전통적 해석과 그것의 최근 버전이 갖는 문제점 - 초기낭만주의자들이 **플라톤적 전통**에 지고 있는 심대한 빚을 경시한다는 사실 - 초기낭만주의의 플라톤적 유산은 그것의 미학주의 자체가 이성주의의 한 형태임을 보여줌 - 초기낭만주의와 계몽의 구분은 기껏해야 ==이성주의의 두 형태 사이의 구분==임 - 미학주의와 이성주의 그 자체의 구분이 아님 - 초기낭만주의자들은 플라톤적인 전통에 따라서 이성을 서술적 능력과 함께 직관적 능력으로 파악했음 - 감각에 주어지지 않는 독특한 종류의 사실을 발견하는 지각 능력 - '지적 직관(intellektuelle Anschauung)' - "형상들의 비전(the vision of the forms)" — 플라톤, 《국가》 - "내적인 봄(inner seeing)" — 플로티노스, 《엔네아데스》 - 낭만주의자들은 오성(분석적)과 이성(종합적)이 보완적이라고 가정함 - 이성의 임무는 오성의 세밀한 연구를 인도하기 위해 가설과 제안을 제공하는 것 - 오성의 임무는 비록 완전히 개념화하거나 설명할 수는 없지만 이성의 직관들을 확인하고 다듬는 것 - 오성과 이성은 ==무한자를 향한 노력==이라는 동일한 원천과 목적을 가진 궁극적으로 하나인 능력 - ==낭만주의자들의 미학주의를 플라톤주의를 통해 이해해야 함== - 그들에게 미학적 경험은 **하이퍼이성적**(hyperrational)^['이성적 능력이 극한적으로 활성화된 상태'를 의미함]이었음 - 미학적 경험의 지적 직관을 통해 이성이 **유한자에서 무한자**를, **현상에서 절대자**를 혹은 **소우주에서 대우주**를 지각할 수 있다고 믿었음 - 플라톤적 유래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파이드로스》, 《향연》에 표현된 플라톤적 사유의 다른 가닥을 기억하면 됨 - 미의 지각을 통해서만 이 생에서 형상들에 대한 어떤 인식을 가질 수 있음 - 횔덜린, 슐라이어마허, 슐레겔이 가장 좋아했던 책들 - 낭만주의자들에게 이성이 직관하는 대상은 **유기체적 전체** - 유기체적 전체: 부분들로 환원될 수 없고 그것으로부터 어떤 부분도 분리될 수 없는 전체의 통일성과 불가분성 - 낭만주의적 이성 개념의 목표는 **전체론적** 설명을 지칭했음 - 전체론적 설명과 기계론적 설명이 서로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기계론적 설명이 전체론적 설명에 종속됨 - 이처럼 전체론적 설명을 강조하는 것 역시 플라톤주의적인 전통에 따르는 것 - 《티마이오스》 참고 - 예술은 철학에 비해 우선적인데, 전체론적 설명이 기계론적 설명에 비해 우선적이기 때문임 - 우주를 유기체적 전체로 간주하는 것은 낭만주의자들에게 그것을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보는 것을 의미했음 - 낭만주의자들의 이성 개념을 전체론적 설명의 한 형태로 생각하면 계몽과 낭만주의의 대조는 새로운 형식을 취하게 됨 - 이성주의와 비이성주의의 대조가 아니라 이성의 다른 두 모델 간의 대조가 됨 - 계몽의 기계론적 패러다임 vs. 낭만주의의 전체론적 패러다임 - 1790년대 후반 철학의 전개에 완전히 부합함 ## 4. 함정들 그리고 반대들 - 지적 직관이 플라톤적 신비주의라는 비판이 빠질 수 있는 함정 - 18세기 말 독일 철학에 있었던 두 개의 신비주의 전통 1. 플라톤적 전통의 신비주의 - 신비적 통찰을 하이퍼이성적인 것으로 이해했고, 이성을 직관하는 능력으로 간주함 2. 프로테스탄트적 전통의 신비주의 - 신비적 통찰을 초이성적인 것으로 보았고, 이성을 엄격하게 서술적 능력으로 환원함 - '새로운 길', 유명론적 전통에 뿌리 - 이성은 단지 추론을 도출하는 형식적 능력이며, 보편자나 원형의 세계에 대한 통찰을 갖지 않음 - 보편자에 대한 믿음은 단어의 의미를 실재화하는 데서 나옴 - '새로운 길'의 전통 안에서 교육 받은 루터와 칼뱅에게 초자연적 영역은 오직 신앙을 통해서만 접근 가능했음 - 초기낭만주의의 신비주의를 해석할 때 함정은 이 신비주의 전통들을 혼동하는 데서 나옴 - 아이자이어 벌린이 제시한 낭만주의 해석의 근원적 오류 - 낭만주의를 급진적 비이성주의로 이해함 - 초기낭만주의의 신비주의를 플라톤적 전통으로 해석하면, 그들의 지적 직관의 대상은 사실 모든 현상의 근저에 있는 원형, 형상, 혹은 관념들임 - 초기낭만주의의 플라톤적 차원을 인정하는 데서의 또 하나의 걸림돌은 칸트적 유산에 대한 흔한 오해 - 낭만주의자들은 칸트의 코페르니쿠스적 혁명에 깊이 빚지고 있으며 이는 플라톤적 전통과의 근본적인 단절이 있다는 오해 1. 그러나, 칸트는 이성에 선험적인 구조가 존재하며 의지의 결단들은 이 구조에 따르는 한에서만 가치를 갖는다는 점을 분명히 함 2. 이 해석은 진리를 창조하는 것과 발견하는 것 사이의 엄격한 구분을 전제로 하는데 그것은 모두에게 낯선 구분 - 플라톤적 전통은 진리를 창조하는 것과 발견하는 것 사이의 날카로운 구분을 인정하지 않았음 - 이성이 자신의 활동법칙들을 인식하기 위해 자신을 반성할 때, 그것은 재창조의 행위(재생산)를 통해 이 법칙들을 발견함 - 유한한 정신은 암묵적·맹아적·잠재적인 것을 명시적·조직적·실제적인 것으로 만듦으로써만 그것들을 인식할 수 있음 - 초기낭만주의의 플라톤적 유산을 고려하기 위해 수정해야 하는 이해 1. 낭만주의의 미학적 체험이 초이성주의의 일종, '존재의 신비'에 대한 기술할 수 없는 앎의 한 형식이 아님을 인정하는 것 2. 초기낭만주의와 관념론 사이에 추정되어 온 구별과 관련 - 초기낭만주의의 플라톤적 유산을 고려한다면, 그것을 절대적 혹은 객관적 관념론이라 부를 수 있음 - 모든 것이 사물들의 관념, 목적 혹은 로고스에 따른다는 의미에서 관념론 - 슐라이어마허의 변증법 이론과 슐레겔의 아이러니 개념에 영감을 준 것은 소크라테스 ## 5. 플라톤적 유산 - 18세기 후반 독일의 플라톤 르네상스 - 주로 고전문헌학의 성장에 힘입어 나타나기 시작 - 1780년대에 플라톤 르네상스가 본격적으로 시작 ### 프리드리히 슐레겔 - 플라톤의 에로스 개념에 기대어 이성이 그 근저에 있어서는 사랑이기 때문에 이성과 감정 사이에는 실제로 아무런 구분도 없다고 설명함 - 이성의 두 가지 다른 측면인 **이상**과 **체계**를 변호 - 이상(ideal): 이성에, 영원을 향한 이성의 열망에 그 원천을 가짐 - 체계(system): 개념을 통해 사물들의 근본적인 연관을 파악하려는 시도 - 완결적 체계는 우리가 다가갈 수 있지만 결코 도달할 수 없는 이상 혹은 목적일 뿐 ### 슐라이어마허 - 슐라이어마허 철학의 다양한 측면들이 그의 플라톤 연구에 기원을 두고 있음 - 변증법 개념, 유기체적 자연 관념, 토대주의에 대한 회의, **종교적 체험 이론** 등 - 《종교론》의 두 번째 강연에서 종교적 체험에 대한 슐라이어마허의 분석에는 플라톤적 뿌리가 보임 - 세계를 직관하는 것이 사랑의 감정에, 그것과 하나가 되려는 열망에, "내가 그것의 영혼이고 ... 그것이 나의 몸이" 되는 데에 있다고 설명함 → 플라톤적 에로스 - 세계를 직관할 때 우리가 지각하는 것은 그것의 가지적(可知的) 구조 ### 셸링 - 플라톤의 영향은 그가 피히테와 결별한 후 동일성 철학을 발전시키던 시기(1800~1804)에 가장 분명해짐 - 《브루노: 혹은 사물의 신적·자연적 원리에 대하여. 하나의 대화》, 《예술철학》에서 셸링은 플라톤과 스피노자의 종합이라는 말로 잘 표현되는 '세계관(Weltanschauung)'을 그려냄 - 플라톤적 일원론 혹은 일원론적 플라톤주의의 한 형태 ### 노발리스 - 이성을 직관적 능력, "지적인 봄의 능력"으로 간주함 - 이성은 단지 기계적인 것을 뛰어넘으며, 이성의 올바른 임무는 각각의 사물을 전체 안에서의 필연적 위치에서 파악하는 것 - 1798년, 플로티노스 발견 - 지적 직관을 "내면의 빛" 혹은 "환희"로 묘사함 - 이성을 "신적 로고스"로 해석함 - 관념론과 실재론을 통일시킬 적절한 개념을 찿고 있었음 - 이 개념을 '종합비판'이라고 부름 초기낭만주의를 플라톤주의의 르네상스로 보는 순간, 그것에 대한 일반적 해석에 많은 함의가 도출됨 - ==초기낭만주의의 신비주의와 미학주의를 일종의 하이퍼이성주의로 간주해야 한다는 것== # 5장: 예술의 주권 ## 1. 형이상학으로서의 예술 - 초기 독일낭만주의자들의 특징 중 하나 → ==예술의 형이상학적 지위에 대한 믿음== - 미학적 경험을 궁극적 실재나 절대자에 대한 앎의 기준과 도구, 매개로 만들었음 - 예술이 철학보다 우월하며 철학은 예술의 시녀가 되었음 - 주목할 만한 이유 1. 이성의 주권에 대한 계몽의 독단과 철저히 단절함 - 초기낭만주의자들은 미학적 경험의 감정과 직관에 그 역할을 부여함 2. 18세기 미학을 지배했던 주관주의적 조류에서 벗어남 - 주관주의적 조류는 미학적 지각을 단지 감상자의 쾌감으로, 그리고 미학적 창조를 단지 예술가의 감정 표현으로 보았음 - 칸트의 미학은 미학적 판단의 객관적 요소를 부정함으로써 이 조류에 도전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것을 완성했음 - 낭만주의 미학의 특징들로 인해 제기되는 질문에 답하려는 가장 주목할 만한 시도: 만프레트 프랑크, 《초기낭만주의 미학 입문》 - 예술의 형이상학적 지위에 대한 낭만주의적 믿음은 계몽과 18세기 미학뿐만 아니라 플라톤 이후 서구의 지적 전통 전체와의 근본적인 단절을 나타낸다고 봄 - 진리 상응설을 거부하고 그것을 창조 혹은 생산으로서의 진리 이론으로 대체한다고 봄 - 낭만주의 미학 발전의 근본적인 요소는 칸트의 《제1비판(순수이성비판)》의 진리 개념뿐만 아니라 《판단력 비판》, 특히 1부 〈미학적 판단력 비판〉을 초기낭만주의자들의 핵심적인 텍스트로 간주함 - 프랑크는 어떤 측면에서 낭만주의 미학의 등장에 대한 `[기존의]` **표준적 견해**를 나타냄 - '표준적 견해'는 낭만주의 미학을 단순히 칸트와 피히테 관념론의 시적 버전으로 봤음 - ==저자는 프랑크의 이론의 문제점을 드러내면서 낭만주의 미학의 토대에 대한 대안적 설명, 즉 **낭만주의의 자연철학과 유기체적 자연 개념**을 통해 제시함== ## 2. 표현과 모방 - 초기낭만주의 미학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모방과 표현 이론의 종합**이었음 - 예술가의 생산은 그를 통한 **절대자의 자기-생산** - 예술의 창조적 활동은 자연의 모든 창조적 힘들의 최고의 조직화와 발전이기 때문임 - 절대자 자체는 주관적인 동시에 객관적 - **주-객 동일성**의 완전한 화신으로서 미학적 경험이 객관적 현현과 주관적 현현을 모두 가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함('[[📚 프레더릭 바이저, 《낭만주의의 명령, 세계를 낭만화하라》 (2011)#^f492a0|5. 낭만주의 미학의 형이상학적 토대]]'에서 더 자세히 설명) - 낭만주의 미학이론을 엄격하게 칸트적으로 읽는 것의 근본 문제는 그것이 **객관적 차원을 설명할 수 없다**는 것임 - 예술가의 행동이 주체에게서만 유래한다면 그것은 절대자로부터 유리되고 형이상학적 차원을 상실함 - 예술가는 공동생산자 - 자연 전체를 관통해 흐르는 생산적 연쇄의 마지막 고리 - 표현되고 있는 것은 단지 예술가의 활동만이 아니라, 그를 통해 자기를 표현하는 절대자의 활동이기도 함 - 낭만주의자들에게 **스피노자**는 칸트와 피히테의 초월적 관념론의 안티테제였음 - 칸트-피히테 철학: 자아(ego)를 절대자로, 자연을 단지 그것의 변용에 불과한 것으로 만듦 - 스피노자: 자연을 그의 절대자로, 자아를 단지 그것의 변용에 불과한 것으로 만듦 - 초기낭만주의자들은 피히테의 토대주의와 관념론에 이의 제기함 - 주-객 동일성 원리가 자아 혹은 주체의 편에만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공격 - 피히테의 주관적 관념론이 갖는 일면성을 극복하기 위해 스피노자의 실재론 혹은 자연주의로 보완해야 한다고 주장함 - 칸트의 철학은 **매우 간접적**으로 낭만주의 미학의 논리적 토대가 아니라 **역사적 원천**이었음 - 역사적 원천과 논리적 토대를 구분하는 것이 중요함 ## 3. 칸트 《제3비판》의 도전 - 초기낭만주의자들도 칸트의 **예술의 자율성 독트린, 유기체 개념, 자연의 목적성 관념, 천재의 정의, 미가 도덕의 상징**이라는 제안에 대해서는 빚을 졌음 - 미학적 경험에 대한 칸트의 **규제적 제한**을 넘어서는 것이 초기낭만주의자들의 핵심 목표 가운데 하나였음 - 프랑크의 《제3비판》 59절에 대한 강조 - 칸트는 미를 도덕의 상징으로 만들고, 미가 본체계와 현상계를 결합하는 초감각적 근거라는, 이원론을 통일시키는 길을 제안함 - 사실상 미를 본체계와 현상계의, 그리고 실천이성과 순수이성 사이의 중간 매개로 만들었음 - 그러나 이 구절들에 큰 비중을 두는 것은 두 가지 이유에서 그릇된 것임 - (그 두 가지 이유는 p.155 참고) ## 4. 《제3비판》의 선례 - 초기낭만주의자들의 핵심적 텍스트들^[횔덜린의 《히페리온》, 슐레겔의 《포에지에 대한 대화》, 셸링의 《초월적 관념론 체계》, 노발리스의 일부 단편]에서 예술의 형이상학적 의미에 대한 믿음에서 **공통된 암묵적 주장**을 발견하게 됨 1. 철학과 학문은 모두 **유기체 관념**을 전제로 한다 2. 유기체 관념은 **미학적 전체**이다. 유기체는 두 가지 측면에서 예술 작품과 같다 1. 그것은 **전체론적 구조**를 갖는데, 여기서는 전체의 관념이 모든 부분들을 규정한다 2. 그것은 자율적이며 외적 제약으로부터 자유롭다. 그것은 **자기-발생적이고 자기-조직적**이기 때문이다 3. 유기체의 관념 혹은 미학적 전체는 오직 **미학적 경험 속에서만 파악**된다 - 이 전제들로부터 **모든 학문과 철학이 미학적 경험을 전제로 한다**는 사실이 따라 나옴 - 낭만주의의 논변에 대한 칸트적 선례들은 《제3비판》에 어떤 적극적 의미를 부여하는 것을 정당화함 - 그러나, 《제3비판》이 그 전제들의 유일한 원천은 아니었음 - 세계가 유기체적 전체를 형성한다는 것, 유기체 관념이 주관적인 것과 객관적인 것의 이원론을 극복한다는 것은 **1790년대에는 흔한 상식**이 되어 있었음 ## 5. 낭만주의 미학의 형이상학적 토대 ^f492a0 - 횔덜린, 셸링, 슐레겔이 수행한 미학적인 것의 초월적 연역은 **낭만주의 미학의 토대**를 어디서 찾아야 하는지 알려줌 - 직접적 원천: 인식론 영역 그리고 사실상 새로운 진리 개념 - 궁극적 원천: ==**유기체적 자연이론**== - **유기체적 자연이론** - 이 이론의 발전은 18세기 말 독일의 생리학과 물리학을 지배했던 자연철학과 밀접한 연관 - 자연철학에서의 여러 핵심 인물들은 예나와 베를린의 낭만주의 서클과 매우 밀접하게 연결 - 17세기 말과 18세기 초에 걸쳐 자연철학을 지배했던 데카르트와 뉴턴의 기계론적 물리학의 쇠퇴를 알림 - **기계론적 물리학** - 현상을 작용인(efficient causes)의 연쇄 안에 위치시킴으로써 이해 - 각 사건은 선행하는 사건들에서 원인을 가지며, 이것이 **무한히** 계속됨 - **유기체적 이론** - 모든 사건을 보다 넓은 전체의 부분으로 봄으로써 현상을 전체론적으로 설명함 - 두 가지 근본 원천 1. 새로운 역동적 물리학의 출현 - 물질의 본질을 **에너지**로 만듦으로써 비유기체적 세계를 유기체적인 것에 가까이 가져가는 듯함 2. 생물체가 어떤 초자연적 원인에 의해 배아 단계에서 이미 완전히 선형성되어 있다고 주장하는 **선형성설**(preformation)의 쇠퇴와 생명체들이 자연적 원인에 의해 맹아적 배아에서 유기체로 발전한다고 주장하는 **후생성설**(epigenesis)의 부상 - 생명의 초자연적 기원의 필요성을 제거함으로써 유기체적인 것을 비유기체적인 것에 가까이 접근시키는 듯함 - 이 두 가지 발전은 함께 모여서 자연의 어떤 **통일적 개념화**를 지시함 - 자연의 두 영역(유기체적 & 비유기체적 영역)은 **생명력의 관념**에서 결합함 - 자연에 대한 유기체적 견해의 시조는 라이프니츠 - 낭만주의자들이 유기체로 의미하는 것에 대한 최고의 분석은 《판단력비판》 65절에 있는 **자연목적**(Naturzweck)에 대한 칸트의 분석 - 유기체의 관념은 본질적인 두 요소를 포함 1. 전체의 관념이 부분들에 선행하고 부분들을 가능하게 한다 2. 부분들은 상호적으로 서로의 원인과 결과이다 - 낭만주의자들은 칸트의 유기체 관념 분석에 동의했지만, 그것을 **우주적 규모로 확장**했고, 그것에 대한 **규제적 제한들을 탈각**시켰음 - 우주는 하나의 거대한 유기체이자 살아 있는 전체이며 대인간(Macroanthropos) - 자연의 모든 것은 조직화와 발전의 수준들에 따른 **위계를 형성**하며, - 각각의 낮은 단계가 **더 높은 단계에서만 자신의 목적에 도달**하고, - 이 높은 단계는 그것 아래의 모든 생명력들을 **조직하고 발전시킴** - 궁극적으로 모든 자연의 배후에는 단 하나의 생명력이 존재함 - 그것은 다양한 형태와 수준들로 현현하지만 **궁극적으로는 하나**로 남아 있음 - 이러한 **힘 개념**은 자연철학에 정신적인 것과 물리적인 것, 관념적인 것과 실재적인 것, 주관적인 것과 객관적인 것을 **매개하는 개념**을 제공했음 - 정신적인 것은 물리적인 것의 내면화이며, 물리적인 것은 정신적인 것의 외면화 - 셸링, =="자연은 눈에 보이는 정신이며, 정신은 눈에 보이지 않는 자연"== - 유기체적 이론은 정신적인 것과 물리적인 것의 관계에 대해 **18세기 기계론적 물리학**에서 지배적이었던 것과 다른 완전히 새로운 설명을 포함 - 정신적인 사건들이 위치를 바꾼다고 주장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기계론은 어떻게 육체가 충격을 통해 정신에 작용하는지를 설명하는 데서 심각한 어려움을 가짐 - 이러한 어려움들이 **비기계론적 설명의 모델**을 찾도록 추동 - 유기체적 개념에 따르면, 정신적인 것과 물리적인 것의 상호작용은 **힘의 현실화, 실현 혹은 현현** - **정신**은 그것에 앞서 존재하는 육체에 단순히 작용하지 않고, 육체에서 자기의 외면화를 통해서만 자신이 됨 - 역으로, **육체**는 그것에 앞서 존재하는 정신에 단순히 작용하지 않고, 정신에서의 자기의 내면화를 통해서만 자신이 됨 - 힘과 그 현현은 **잠재적·보편적·암묵적**인 것과 **실재적·특수적·명시적**인 것처럼 서로 관계를 맺음 - ==낭만주의 미학, 특히 예술가의 형이상학적 인식을 옹호하는 주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유기체적 이론을 예술가에게 적용==하기만 하면 됨 - 이 이론은 예술가의 창조성이 자연 자체의 자기-계시이기도 하다고 생각할 이유를 제공함 1. 유기체에서는 전체가 그것의 각 부분들과 분리될 수 없기 때문에, 예술가의 작품은 자연의 한 부분으로서 자연의 모든 것들을 반영할 것이다(세계의 "소우주" — 노발리스) 2. 자연에는 인간의 활동 속에서 최고 수준에 도달하는 연속성과 위계가 존재하기 때문에, 예술가의 창조성은 자연 자체에 내재하는 모든 힘들의 정점이 될 것이다 3. 정신적인 것은 물질적인 것에 있는 모든 힘들의 내면화이기 때문에, 또한 그것은 물질에 내포되고 잠재된 모든 힘들의 명시적이고 명확한 형상일 뿐이기 때문에, ==예술가의 창조성은 그것에 작용하는 모든 자연적 힘들을 구현하고, 표현하고, 발전시킬 것==이다 - 이 모든 사항들은 예술가의 창조성이 자연 안에 있는 힘들의 **자기**-실현이자 **자기**-현현임을 의미함 - ==예술가가 창조하는 것은 자연 전체가 그를 통해 창조하는 것== - 초기낭만주의자들의 유기체적 자연이론이 심대한 인식론적 결과를 가져왔으며, 특히 그 중의 하나가 **생산으로서의 진리 모델**이었음 - ==주관적인 것과 객관적인 것은 더 이상 구별되는 실체가 아니라 단일한 힘의 표현들로서 서로 관계== 맺기 때문에, 더 이상 구별되는 실체들의 상응으로 진리를 기술(진리 상응 이론)할 필요가 없음 - 진리 상응 이론은 기계론적 자연 개념에 더 적합했음 - 낭만주의 미학을 낭만주의의 형이상학과 자연철학의 맥락 안에 둘 때에만 **예술의 형이상학적 힘**에 대한 낭만주의자들의 주장을 완전히 이해할 수 있음 - 유기체와 예술 작품의 밀접한 유비 관계를 볼 때 ==유기체적 개념은 자연 자체에 대한 미학적 견해와 사실상 같은 것==이었음 - 결국 ==낭만주의 미학은 낭만주의 자연철학의 완성==일 뿐이었음 # 6장: 초기 독일낭만주의에서 문화 개념 ## 1. 사회정치적 맥락 - 삶의 최고 가치인 '**최고선**' - "최고의 선, 그리고 모든 유용한 것(의 원천)은 문화(Bildung)이다."(슐레겔, 1799) - Bildung: '교육'과 거의 동의어 - 초기낭만주의의 의제에서 문화가 가졌던 중요성은 사회정치적 맥락 안에서만 이해될 수 있음 - 낭만주의자들은 프랑스대혁명(1789) 이후 근대 프랑스 사회의 아노미, 이기주의, 유물론에 대해 우려함 - 모든 윤리적·종교적 가치를 파괴하는 것으로 보였음 - 그들의 정치적 견해는 점차 보수적이 되어감 - 엘리트 지배의 필요성과 보다 교육받은 계급이 민중의 이해와 에너지를 지도하고 통제할 필요성을 주장함 - 공화주의의 이상을 승인했지만, 최상의 국가는 귀족정, 군주정, 민주정의 혼합이라고 믿었음 - 프랑스는 사고방식, 믿음, 관습의 앞선 변화 없이 전체적인 정치적 개혁의 도입을 시도했고, 결국 실패했음 - 사회정치적 변화에 대한 광범위한 요구를 만족시키는 동시에 프랑스에서처럼 혼돈의 길로 빠져들지 않는 것에 대한 해답은 낭만주의자들을 포함한 모든 지식들의 과제였음 - 이에 대한 낭만주의자들의 해결책은 **교육** - 공화국이 기능하기 위해서는 책임감 있고 계몽되고 덕을 갖춘 시민들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함 - 1790년대 모든 온건한 사상가들이 개진한 교육 옹호에 대한 입장 대립 - ==몽테스키외, 《법의 정신》==으로부터 물려받은 고전적 독트린 — 공화국의 '원리'는 덕이다 -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모델 - 공화국의 안정성은 시민들의 덕에, 공공선을 위해 자기-이익을 기꺼이 희생하고자 하는 의지에 달려 있음 - ==칸트, 《영구평화론》== - "심지어 악마들의 국가"에서도 공화국이 가능하다고 주장함 - 모든 사람들이 자기-이익에 근거해서만 행동하더라도 그들이 공화정에 따라 사는 데에 동의할 것임. 왜냐하면 오직 공화정만이 누구나 타인으로부터의 간섭을 최소화하면서 자기-이익을 추구할 수 있도록 보장하기 때문 - 따라서 악마들의 칸트적 공화국은 교육을 전혀 요구하지 않았음 - 낭만주의자들은 칸트 주장의 핵심 가정들 중 하나, 즉 자기-이익이 사회적 응집력을 가져올 수 있다는 가정을 의심했음 - 자기-이익을 갖는 주체는 법이 집행될 수 없을 때 자신을 법으로부터 면제시킬 것임 - 그러므로 악마들의 국가에서 유일한 사회적 통제의 형식은 억압적이고 권위주의적인 통치, 진정한 홉스적 리바이어던이 될 것임 - 따라서 교육만이 국가의 유일한 토대를 제공함 ## 2. 최고선으로서의 교육 - 낭만주의자들이 교육을 가치들의 위계에서 최정상에 위치시킨 이유를 알기 위해서는 **고전적인 철학적 문제에 대한 그들의 철학적 입장**을 재구성해야 함 - 아리스토텔레스가 처음 정의하고 칸트가 재정식화한 고전적 의미에서 **'최고선'의 의미** 1. 그것은 궁극적(final) 목적, 다른 어떤 목적의 수단이 되는 데서 자신의 가치를 도출하지 않는 목적이다 2. 그것은 완결적(complete) 목적, 모든 궁극 목적들로 구성되어 어떤 것을 추가하더라도 그것의 가치가 더해지지 않는 목표이다 - 'Bildung' - 배움과 인격적 성장, 두 과정을 의미함 - 그러나 마치 교육이 성장을 위한 수단인 듯 서로 떨어져서 이해되지 않음 - 오히려 배움은 인격적 발달을 구성하는 것으로서, 어떻게 우리가 일반적으로 한 인간이 되고 특수하게 한 특정 개인이 되는가의 핵심으로 여겨짐 - 낭만주의자들은 자기-실현을 고전적인 두 가지 의미에서 최고선으로 간주했음 - 자기-실현은 궁극적 목적 - 자기실현이 그 자체로 목적이며, 국가는 시민 개개인의 자기-실현을 증진해야 한다고 주장 - 자기-실현은 완결적 목적 - 자기-실현을 달성한 사람은 삶의 목적 자체를, 바로 실존의 의도를 이룬 것 - 18세기 말 최고선에 관한 두 경쟁적 이론에 대해 취한 태도 검토 - 이론 1. 영국 공리주의자, 프랑스 계몽철학자 들의 **쾌락주의** - 최고선을 쾌락으로 정의 2. 칸트의 도덕적 스토아주의 - 덕을 궁극적 선으로, 덕에 합치하는 행복을 완결적 선으로 간주 - 낭만주의자들은 쾌락주의를 거부함 - 쾌락주의가 우리의 인간성 혹은 개인성에 고유한 능력들의 개발을 장려하지 않기 때문 - 쾌락은 과도할 경우 우리에게 해를 입히기 때문에 그 자체로 최고선이 될 수 없음 - '속물주의'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쾌락주의 비판(슐레겔, 노발리스) - 속물주의는 우리에게서 인간성과 개인성을 앗아 가는 죄를 범함 - 칸트의 윤리학은 도덕적으로 지나치게 엄격하다고 생각 - 두 가지 근본적 난점 1. 감성의 희생 하에 이성을 강조했음 2. 보편법칙에 따라 행동할 것을 강조함으로써 개인성의 중요성을 파악하는 데 실패했음 - 최고선은 개인성, 즉 나를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이 사람으로 만드는 것의 실현도 요구함 - 문화의 이상은 칸트 윤리학의 이 결함들을 교정할 의도로 제시되었음 - ==낭만주의 교육의 두 근본적 목적== 1. 한 인간의 모든 능력을 통일시키고 발전시켜서, 모든 구별되는 능력들을 하나의 전체로 주조하는 것 2. 우리의 고유한 인간적 능력들 — 인간 존재로서 모두가 공유하는 것들 — 뿐만 아니라, 개인성 — 각 개인에게 고유한 독특한 소질과 성향들 — 을 발전시키는 것 ## 3. 미학적 교육 - 낭만주의의 이상을 **미학적 교육**으로 묘사할 때 더 정확함 - 실러, 《인간의 미적 교육에 관한 편지들》^[한국어판 《미학 편지》 (2012)] (1795) - 낭만주의 운동에 있어 미학주의의 많은 부분 — 문화적 부흥에서 예술의 중심적 역할에 대한 믿음 — 은 이 작품에서 기원함 - 그들은 왜 예술을 문화에 이르는 열쇠로 보았을까? - 1790년대 사회정치적 위기의 맥락 안에서 재구성해봐야 함 - 1770년대 헤르더, 뫼저가 본 라이프니츠-볼프 학파의 전통적 계몽주의의 교육 프로그램에는 심각한 결함이 있었음 1. 스스로 생각하기 혹은 사유의 자발성을 권장하지 않았음 - 다른 누군가가 이미 나를 위해 모든 생각을 해두었음을 전제하기 때문 - 대중은 이미 획득된 지식과 이미 명확해진 개념들을 수동적으로 의심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자가 됨 2. 대중이 그들이 배운 원리를 이해하기만 하면 그것에 따라 **행동할** 의지와 능력을 갖는다고 가정했음(더 큰 문제) - 어리석은 주지주의는 우리가 비록 선을 알더라도 그것에 따라 행동하지 않을 수 있다는 아크라시아(akrasia)^[그리스어. '자기통제의 부재'를 의미. 보통 의지박약 현상을 가리킴. 소크라테스는 아크라시아의 존재를 부정함. 보통 아리스토텔레스가 아크라시아의 문제를 제기했다고 여겨짐.]의 고전적 문제를 무시함 - 프랑스 계몽주의철학자들은 프랑스대혁명을 통해, 민중은 그처럼 높은 원리와 고매한 이상을 위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함 - 그들은 이성의 원리에 따라 행동하기보다 자신들의 이해와 정념의 지배를 받았음 - 실러 - 오성의 교육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주장 - 감정과 욕망의 개발, 한 사람의 감성을 개발하여 그가 이성의 원리에 따라 행동할 **성향을** 갖게 만드는 것 또한 필수적 - 민중을 고무하는 것, 그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상상력을 일깨우는 것, 그들이 더 높은 이상에 따라 살도록 만드는 것 - 과거에는 신화, 신비, 종교가 도덕에 대중적인 동기를 제공해 왔음 - 계몽은 《성서》, 전통적인 신존재증명들, 성직자의 권위에 대한 비판을 통해 낡은 종교가 설 자리를 남겨놓지 않았음 - 실러와 낭만주의자들은 예술을 이 위기를 해결한 유일한 수단으로 봄 - 철학은 행동을 자극할 수 없고 종교는 이성을 확신사킬 수 없지만, 예술은 우리가 이성에 따라 행동하도록 고무하는 힘을 갖는다고 주장함 - 궁극적으로, 낭만주의자들은 ==종교가 도덕의 동기와 자극으로 수행했던 전통적 역할을 예술로 대체==하려 한 것임 - 실러가 처음으로 인간을 교육하는 예술의 힘을 주장했지만, 그것은 곧 낭만주의 운동의 중심사상이 됨 - 절정기 낭만주의의 후기 작품인 하인리히 폰 클라이스트(Heinrich von Kleist)의 단편 〈성 세실리아 혹은 음악의 힘(Heilige Cäcilie oder die Macht der Musik〉^[한국어판 《미하엘 콜라스》 (2013)에 수록됨.]에서 가장 단순하고 분명하게 나타남 ## 4. 예술의 역할 - 실러의 주장을 순진하다고 비판하는 것은 가장 흔한 반대임 - 낭만주의자들이 구제 불가능한 이상주의로 유명해진 것은 대개 여기에 근거함 - 그러나 이 비판은 낭만주의적 교육에서 예술의 역할을 매우 피상적으로 이해한 데서 나옴 - 실러, 《인간의 미적 교육에 관한 편지들》을 보면 낭만주의자들이 정확히 어떻게 미적 교육을 이해했는지 알 수 있음 - 열 번째 편지 - 실러에게 문제는 예술이 도덕적 성격에 영향을 미치는가의 여부가 아니라 미가 인간의 완전성의 본질적 요소인가 하는 것임 - 우리를 완전하게 하는 것은 곧 이성의 형식을 감성의 내용과 통일시키는 것인데, 형식과 내용의 통일은 바로 미를 특징짓는 것임 - 그러므로 미학적 교육은 우리의 성격이 예술 작품에 의해 형성되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성격을 예술 작품으로 만드는 데 있음== - 인간의 탁월성에 내재하는 미학적 즐거움이 있으며, 그것이 저 탁월성을 획득하고 유지하도록 만드는 동기로 작용한다는 것 - 덕이 그것의 보상으로 독특한 종류의 즐거움을 가져다준다고 주장함 - 이 즐거움이 본질적으로 미학적 - 인간의 완전성을 획득하는 것은 예술 작품을 창조하는 것과 같기 때문 - 완전성으로서의 미 이론에 의존함 - 낭만주의자들은 인간의 삶에서 미학적인 것의 우월성에 대한 주장을 국가와 사회에 적용하여 확장시켰음 - 미학적 국가(실러), 시적 국가(노발리스), 인격들의 자유로운 상호작용과 생각들의 상호교환을 통해 개인들이 아름다운 전체를 구성하는 이상적 사회(슐라이어마허) - 개인과 사회적 전체 사이에 유기체적 통일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오직 자유로운 상호작용에 의해서만 지배됨 - 초기낭만주의의 유토피아적 이상은 ==사회적 혹은 정치적 예술 작품의 창조== - 이 미학적 전체는 교육기관(Bildungsanstalt), 즉 그 안에서 사람들이 인격과 생각의 자유로운 교환을 통해 서로를 교육하는 사회 ## 5. 교육과 자유 - 미학적 교육의 이상이 낭만주의자들에게 핵심적이기는 했지만 그들에게 독특하거나 고유하는 것은 아니었음 - 18세기 초에는 덕과 미의 연결이 이미 존중받는 전통이 되어 있었음 - 낭만주의적인 미학적 교육을 특징짓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18세기에 그토록 유행했던 미학적 교육의 형태들과 어떻게 달랐는가? 등의 질문을 제기함 - 칸트의 비판 철학이 라이프니츠-볼프 학파가 만든 덕과 미의 고리 — 도덕 혹은 미의 기준으로서 완전성 개념 — 를 끊어 버림 - 《실천이성비판》 - 도덕적 행동의 근거와 동기는, 미학적이든 혹은 다른 것이든 모든 즐거움의 고려와는 독립적으로 오직 순수이성에서 도출되어야 한다고 주장 - 《판단력비판》 - 미의 즐거움은 전적으로 무관심하며, 모든 도덕적·육체적 목적들로부터 독립적인 고유한 성질들을 갖는다고 강조 - 역설적이게도 칸트의 비판은 실러가 덕과 미의 동일시를 재정식화하고 변형하게 만들었고, 결과적으로 그것은 생명을 연장하게 됨 - 실러, 《칼리아스: 혹은 미에 대하여(Kallias: Oder über die Schönbeit)》 (1793, 미출판) - 칸트 비판의 일부 소극적 결론들을 인정하며, 칸트에 반대해 미가 관조의 즐거움 같은 주관적 성질 이상의 것이며, 미는 대상 자체의 객관적 특질이라고 주장 - 한 대상이 아름다운가 여부는 그것이 ==**자기-결정적**==인가, 즉 그것이 외적 제약에서 자유로우며 자신의 내적 본성에 따라서만 행동하는가 여부에 달려 있다 - 자기-결정성은 자유와 같은 것이기 때문에 그리고 아름다운 대상은 이 성질을 감각에 제시하고 보여 주거나 드러내기 때문에 ==미는 자유의 외양==(freedom in appearance)임 - 미에 대한 이 정의는 또한 예술과 도덕을 새롭게 연결함 - 미학적 대상의 자기-결정성은 그것이 자유의 상징으로 기능할 수 있음을 의미 - 그리고 비판철학에 따르면 자유는 도덕의 근본 개념 - 그래서 실러는 매우 의식적이고 의도적으로 예술과 도덕의 영역을 재결합함 - 이 영역들의 연결고리는 이제 완전성이 아니라 새로운 토대인 자유 개념에 의해 제공됨 - 완전성은 이제 자기-결정성으로, 모든 제약으로부터 독립하여 자신의 본성의 필연성에 따라 행동하는 것으로 정의됨 - 낭만주의적 개념의 핵심적인 특징은 ==자유가 미학적 교육의 목적==이라는 실러의 테제에 있음 - "미는 자유의 외양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우리의 도덕적 성격이 자유를 표현할 때에만 우리는 미를 획득한다." (p.186) - 슐레겔, 문화를 단순하게 "독립성의 발전"이라고 정의함 - 우리 삶의 목적은 자기-결정하는 존재로서의 우리 본성을 실현하는 것 - 자기-결정성: 자신이 누구인지를 결정하려는 끊임없는 시도 - 노발리스, "모든 교육(Bildung)은 우리가 자유 — 비록 이것은 단순한 개념이 아니라 모든 존재의 창조적 근거를 지칭하지만 — 라 부를 수 있는 것으로 이끈다." - 따라서 라이프니츠-볼프 학파의 역사적 선례로부터 미학적 교육에 대한 낭만주의적 설명을 구분하는 것은 바로 ==자유에 대한 강조== - 낭만주의적 교육은 1790년대에 적합한 교육이었을 것 - 모든 형태의 사회정치적 억압으로부터 정신을 해방시키는 것 ## 6. 감각을 일깨우기 - 낭만주의 전통, 라이프니츠-볼프 전통에서 미학적 교육의 주된 목표는 **감성의 계발** - 계몽주의자들의 주요 임무는 미신, 선입견, 광신에 맞서 싸우는 것이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이성의 계발에 대부분의 관심을 쏟았음 - 질풍노도 운동의 주도자들은 이것이 우리 인간성의 반쪽을 무시하는 것이라 비판함 - 이 측면에서 감성에 대한 낭만주의자들의 관심은 질풍노도 전통의 연장선상에 있었음 - 그들의 목적은 감각을, 정확하게는 ==세계의 미를 지각하는 능력==을 교육하는 것 - 이 능력을 보다 섬세하고 순화되고 예리하게 만들 수 있다고 믿음 - 그러면 한 인간의 삶은 매우 풍요롭고 고결해질 수 있음 - 그러나 낭만주의의 미학적 교육 프로그램의 특징은 그들이 감성을 교육하기를 원했다는 사실이 아니라, **어떻게** 감성을 교육하려 했는가에 있음 - 그들의 목적은 감각을 **낭만화**하는 것 → 이것은 어떤 의미? - 세계를 낭만화하는 것은 세계의 마법과 신비, 경이를 깨닫게 하는 것 (노발리스) - 평범한 것을 비범한 것으로, 친숙한 것을 낯선 것으로, 일상적인 것을 성스러운 것으로, 유한한 것을 무한한 것으로 볼 수 있도록 감각을 교육하는 것 - 우리의 관조 능력을 개발하여 ==사물들을 새로이 — 그것들의 유용성과 의미와 독립적으로 — 있는 그대로 볼 수 있게 하는 것==이 목적 - 내부 세계에 대한 감수성인 내적 감각도 낭만화하려 했음 - 자기-실현은 본질적으로 자기-발견, 내면의 깊은 곳을 탐험하는 것이었음 - 낭만주의자들의 목적은 ==인간을 자신과 자연 그리고 타인들과 재통일시켜 다시 한 번 그의 세계 안에서 편인함을 느끼게 하는 것== - 근대인의 임무는 한때 소박하고 직관적인 차원에서 초기의 인류에게 **주어졌던** 자신과 타인 그리고 자연과의 통일성을 자기-의식적이고 이성적인 차원에서 **재창조**하는 것 - 통일성을 재창조하는 열쇠는 세계의 **재신비화**에, 감각의 낭만화에 있었음 - 감각을 다시 일깨울 것에 대한 요구가 낭만주의자들 사이에서 신비주의의 재평가로 이어짐 - ==새로운 신비주의는 종교의 부활과 연관됨== - 슐라이어마허, [《종교론》](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0004) (1799) 출판 이후 특히 명백해짐 - 종교의 본질은 세계의 직관이라고 주장함 - 계몽은 종교를 형이상학이나 도덕의 원시적인 형태로 간주했지만, 낭만주의자들은 세계를 관조 혹은 지각하는 특정 형식으로 봤음 - 종교를 주로 미학적 교육의 수단으로, 감각을 다시 일깨우는 방법으로 가치있게 여김 ## 7. 사랑의 힘 ^78088c - 감성 교육을 위한 낭만주의의 기획은 '욕망의 능력'의 개발을 포함했음 ^8b10c8 - 느끼고 욕망하는 능력의 교육이 목적 - 사랑의 힘을 일깨우고, 기르고, 세련되게 하는 것을 의미 - 초기낭만주의자들에게 특히 영감을 준 것은 잃어버린 사랑의 힘의 재발견 - 도덕과 정치, 예술의 영역에서 사랑의 주권을 회복하는 것이 자신들의 임무라고 여김 - 낭만주의 윤리학의 핵심 개념: 사랑 - 개인을 공동체와 국가에 묶어 주는 끈은 이성의 보편적 규범이 아니라 애정과 사랑의 헌신 - 모든 사물을 사랑의 정신에서 볼 때만 우리는 세계를 다시 신비화할 수 있음 - 낭만주의의 문화, 미학적 교육의 프로그램은 사랑의 계발, 모든 개인에게서 애정을 주고받는 능력의 개발을 강조함 - 자기-실현에, 우리의 인간성과 개인성을 발전시키는 데 본질적 - 사랑이 바로 우리 인간성의 중핵이며 우리 개인성의 중심이기 때문 - ==사랑은 진정 우리 본성에서 서로 다투는 두 측면, 바로 지적인 것과 육체적인 것, 이성적인 것과 정서적인 것을 화해시키고 통일하는 열쇠== - 낭만주의자들의 사랑의 재발견은 그것의 정신적인 의미를 재평가하는 데 근거했지만, ==사랑의 육체적 뿌리==를 결코 경시하거나 폄하하지 않았음 - 슐레겔, [《루친데》](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33332881) - 성을 받아들이고 즐기는 법을 배워야 하며, 성을 사랑의 일부로 간주해야 하고, 완성된 인간이 되기 위해서는 누군가를 성적으로 사랑해야 한다는 것이 핵심 주제 ## 8. 궁극적 역설 - 낭만주의의 교육철학은 하나의 역설로 귀착됨 - 낭만주의자들의 저작에는 인간의 교육을 보장하기 위해 만들어져야 할 사회정치적 구조에 관한 언급이 거의 없음 - 이것은 태만이 아니라 원리상의 귀결 - 개인의 자기실현은 그의 자유에서 나와야 한다는 깊은 확신 때문 - 그의 자유가 사회정치적 장치들에 의해 침해되어서는 안됨 - 슐레겔, =="능력을 가진 진실한 인간들과의 우정과 사랑을 통해서가 아니면 그리고 우리들과 우리들 안의 신적인 것과의 접촉을 통해서가 아니면 인간성을 접종할 수 없고, 덕을 가르치거나 배울 수 없다."== - 독일낭만주의의 역설은 인류의 교육에 대한 순전한 확신과 헌신, 그러나 이것을 이루기 위해 아무것도 할 수 없고 해서도 안 된다는 인식임 - 이론과 실천 사이에 눈에 띄는 간극을 갖게 됨 - 이 간극을 극복하는 것이 바로 낭만주의의 목표 # 7장: 프리드리히 슐레겔: 신비로운 낭만주의자 > [!NOTE] 논지 > 슐레겔의 낭만주의는 괴테, 실러 혹은 피히테의 영향이 아니라 피히테의 토대주의에 대한 슐레겔의 실망에서 나왔다. ## 1. 미스터리 - 초기 독일낭만주의의 발전에 주도적 역할을 한 프리드리히 슐레겔 - '낭만시(romantische Poesie)' 개념을 낭만주의 서클을 정의하는 미학적 이상으로 만듦 - 슐레겔의 낭만주의 미학의 기원에는 미스터리가 있음 - 1799년에 슐레겔이 낭만시를 수용했다면, 1795년에는 그것을 부인했었음 - 신고전주의 미학에서 낭만주의 미학으로 '완전한 전환' - 낭만시에 대한 태도의 이런 역전은 어디에서 왔을까? - 이 이유를 알 수 있다면 그의 낭만주의 미학의 근거에 대해서도 알게 될 것 - 저자의 임무인 '슐레겔의 낭만주의의 원천에 관한 오래된 논쟁을 재검토'하는 이유 1. 새로운 자료를 이용할 수 있게 되었음(슐레겔의 철학노트, 문학노트 출판) 2. 슐레겔의 '개종'이 일어난 맥락인 1790년대 후반 예나에서의 독일 철학에 대한 많은 연구가 있었음 - 낭만주의로의 개종에서 결정적인 요소는 피히테 철학에 대한 비판 - 전통적 견해와는 정반대 - 피히테의 토대주의: 모든 지식의 제일 원리를 확립하고 그 기반 위에서 완결적 체계를 구성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독트린 - 슐레겔의 신고전주의는 **피히테의 토대주의**에 대한 믿음에 근거했지만, 그의 낭만주의는 피히테의 토대주의에 대한 **비판**에서 자라남 - 낭만주의가 슐레겔에게 보다 호소력을 갖기 시작한 것은 그것이 제일 원리와 지식의 완결적 체계의 획득 가능성에 대한 독단적 믿음을 요구하지 않았기 때문 - 슐레겔의 낭만주의는 **반토대주의의 미학**이었음 ## 2. 질문의 상태 - 슐레겔의 초기 낭만시 개념은, 초기 개념과 후기 개념 사이에 유사성이 존재함 - 초기 신고전주의 저작에서 사용한 "흥미로운 시"의 특징 - (1) 끊임없는 혼동 혹은 장르의 혼합, (2) 채워지지 않는 열망, 영원한 노력, (3) 익살 혹은 아이러니의 현존재, (4) 보편적인 것을, 즉 사물들 사이의 유사성을 희생하면서 개별적인 것에, 즉 사물들 사이의 차이에 초점을 맞추기, (5) 순수 미에 대한 관심의 부재 그리고 예술이 도덕과 학문의 이해에 봉사하도록 만드는 시도, (6) 자기-제한의 부재. 여기서는 도달된 목적은 곧 초월된다, (7) 시대 전체, 한 시대의 문화의 초상을 그리려는 시도, (8) 철학과 시를 융합하려는 시도 - 이 특징들은 (몇 가지 중요한 차이가 있지만) 본질적으로 변하지 않은 채 슐레겔의 성숙한 낭만시 설명으로 다시 나타남 - 《비판적 단상》, 《아테네움 단상》, 《시문학에 관한 대화》 ## 3. 슐레겔의 발전에서 연속성과 비연속성 - 청년 슐레겔은 근대문학을 좋아했는데, 그것은 그가 공언했던 신고전주의와 잘 어울리지 않았음 - 셰익스피어를 (그가 혐오하는 시인) "근대시의 정점"으로 간주하지만, 거의 비밀스럽게 그를 깊이 숭배함 - 근대시의 또 다른 거장인 단테를 공경함. 《신곡》이 "숭고하다"고 여김 - 슐레겔 신고전주의의 원천은 빙켈만과 칸트 - 빙켈만에게서 두 가지 근본적 믿음을 얻음 - 모든 예술의 목적은 미를 그리는 것이 되어야 한다 - 모방은 자연 안의 개체들을 모사하는 게 아니라 자연 배후에 있는 이상적 형상을 재생산하는 데 있다 - 칸트에게서 예술의 자율성, 도덕과 학문의 요구로부터 독립성 그리고 순수한 놀이와 관조의 영역으로서 그것의 내적 가치에 대한 믿음을 얻음 - **예술의 목적은 이상적이고 완전히 자율적인 미의 영역을 창조하는 것**이라는 슐레겔의 믿음 안에서 융합됨 - 또 다른 원천: 신고전주의를 비판의 가능성에 대한 믿음과 등치시키는 것 - 취향에는 규칙이 있을 수 없다는 칸트의 《판단력비판》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었음 - 모든 비판은 보편적 기준과 규칙의 적용을 요구하기 때문 - **객관적 비판을 위한 토대, 학문으로서의 미학을 제공**하는 것이 슐레겔의 초기 야심 중 하나 - 여기에서 피히테의 토대주의가 슐레겔의 신고전주의 미학에서 중대한 역할을 수행함 - 객관적 미학이 있을 수 없다면 그리스 예술의 모방도 있을 수 없고, 따라서 신고전주의 미학 전체가 무너질 것 ## 4. 외부적 영향에 대한 질문 - 실러, 〈소박문학과 감상문학에 대하여〉 (1795) - 고대 문화가 자연에 의해 지배된 반면 근대 문화는 이성에 의해 지배된다고 가정함 - **고대의 시인**은 자연과의 직접적 통일성 안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자연을 **모방**. 그의 목적들이 매우 제한적이었기 때문에 그것들을 실현했다고 생각함 - 반면 **근대의 시인**은 잃어버린 통일성으로 돌아가기를 염원하면서 자연을 **이상화**. 획득 불가능하고 무한한 이상을 추구함 - 고전시와 근대시가 구별되는 원리와 목적에 의해 지배되기 때문에, 하나를 다른 것으로 판단하는 것은 부조리하다고 주장 - 실러는 슐레겔로 하여금 고전주의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옹호하도록 고무했음 - 그렇다면 무엇이 슐레겔로 하여금 신고전주의를 옹호하기로 한 그의 결심에도 불구하고 결국 그것을 버리게 만들었을까? - 대답은 슐레겔과 피히테의 복잡한 관계에 있음 ## 5. 슐레겔과 피히테, 1795~1797 - 청년 슐레겔(드레스덴 시절, 1794.1~1796.6)은 피히테를 숭배했음 - 피히테를 칸트의 코페르니쿠스적 혁명을 완성한 최초의 사상가로 봄 - 1796년 가을부터 노트의 몇몇 기록은 토대주의에 대해 커져가는 회의와 실망을 보여줌 - 피히테 철학에 대한 회의는 1796년 8월 피히테와의 첫 만남 이후 더욱 격화됨 - 1796년 겨울 동안 슐레겔은 피히테 철학을 집중적으로 연구 - 피히테의 《전체 학문론의 기초》를 철학이 아니라 문학 작품으로 취급할 정도 - "피히테의 모든 엄포와 심각함은 그를 코믹한 인물로 만들어 버린다. 그는 지치지 않고 말에 올라 "그것을 초월하고" 곧 다시 떨어져 버리는 취객과도 같다." - 슐레겔이 피히테 철학에서 유지하고 싶어 한 유일한 차원은 자아가 활동으로, 보다 정확하게는 무한한 노력의 활동으로 존재한다는 독트린 ## 6. 반토대주의적 인식론 - 슐레겔은 피히테 철학에 대한 반성의 과정에서 자신의 미학적 독트린을 변화시키게 될 반토대주의적 인식론의 대강을 그려냄(1796년 겨울) - 《비판적 단상》, 《아테네움 단상》에 등장 ### 반토대주의적 인식론의 주제들 - **제일 원리들** - "보편적으로 유효한 진리의 동반자이자 안내자인 제일 원리는 없다"는 결론 내림 - 중요한 것은 어떤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를 가지고 "은폐나 오염 혹은 인위적 왜곡 없이 순수한 반성의 사실들"을 기록하는 "단언적 방법(thetical method)"에 따라 그것을 말하는 것 - **비판** - 모든 믿음은 비판을 거쳐야 한다는 비판철학의 근본 요구를 받아들이지만, 이 요구를 비판철학 자체에도 적용하여 그것이 **메타비판적**인 것이 되도록 할 것을 요구함 - "무한한 모순들과 함께 시작하고 끝나는" 진정한 회의주의의 가치를 주장함 - 우리의 인지 능력을 사용하기에 앞서서가 아니라 그것을 사용하면서 비판해야 함 - 비판은 탐구의 과정에 통합되어야 하며, 그것과 별개로는 설 수가 없다는 것 - **주어진 것의 신화** - 슐레겔은 지식의 안전한 토대를 제공할 가능성과 관련하여 이성주의만큼이나 경험주의에 대해서도 비판적 - 비판절학자의 임무는 자신이 어떤 개념을 사용하고 있는지를 아는 것 - **체계** - 체계(system)의 이상에 대해 양면적인 입장 - 그에게 남겨진 유일한 진리 기준은 **내적 정합성** - 칸트 전통에 따라 상응으로서의 진리 기준을 버리고 그것을 정합성으로 대체함 - 이제 전체 안에서 명제들의 상호 지지가 진리의 유일한 기준 - 체계의 올바른 형태는 **선형적**이 아니라 **순환적** - 선형적 체계에서는 고유한 연역적 연쇄에 따라 하나의 원리에서 모든 명제들을 도출함 - 그러나 순환적 체계에서는 모든 명제들이 상호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어떤 명제에서 시작하더라도 다시 그 명제로 돌아갈 수 있음 - "정신이 체계를 갖는 것과 체계를 갖지 않는 것은 똑같이 잘못되었다. 그러므로 정신은 양자를 통일시키기로 결심해야 한다". - 슐레겔에게서 ==체계의 이상은 우리가 다가가야 하지만 결코 도달할 수 없는 목적으로서 순수하게 규제적인 지위==를 가짐 - 이상적인 체계는 최고의 통일성을 최고의 다양성과 결합하는 것 혹은 최소의 원리에 따라 최대의 자료를 조직하는 것 ## 7. 새로운 비평 - 이제 문제는 미학 비평에 남겨진 것이 무엇인가를 규명하는 것 - 절대적 기준과 자의적 감정 사이에서 어떤 중도를 찾으려 노력한 슐레겔이 1797년 노트에 찾은 해답 - '성격규정' - 오늘날 '내재적 비판'이라는 명칭으로 통용되는 것 - 한 작품을 보편적이라 여겨지는 어떤 기준에 의해서가 아니라 저자 자신의 기준에 비추어 평가하는 것 - 비평가는 저자의 성취를 그 저자의 의도와 비교해야 함 - "비평은 한 작품을 어떤 보편적 이상에 따라 평가해서는 안 되고 각 작품의 **개별적** 이상을 찾아야 한다". - 저자의 의도와 맥락에 대한 완전한 인식을 요구함 - 문헌학은 심오하게 ==역사적==이 되어야 했음 - 슐레겔은 문헌학의 토대를 역사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 - 슐레겔은 이제 낭만주의 문학을 새로운 비평 개념의 용어로, 그것의 목적과 이상에 따라 평가해야 했음 - 이는 낭만시의 모든 특징들 — 장르의 융합, 절제의 결여, 아이러니의 사용, 열망과 노력 — 이 어떻게 그것의 핵심적 열망인 무한자를 향한 욕망에서 도출되었는지를 이해하려 노력하는 것을 의미함 - 낭만주의 문학에는 이제 고전문학에 비해 우월성을 주장하게 하는 어떤 것이 있었음 - 낭만주의 문학은 인식론의 **유일하게** 적절한 매체가 됨 - 낭만시의 핵심 특징 — 실러가 주장했고 슐레겔이 동의한 — 은 자연과의 완전한 통일성에 놓여 있는 이상 혹은 무한자를 향한 **==영원한 노력, 항상적 열망==** - 슐레겔의 반토대주의적 인식론의 핵심 주제이기도 함 - 이제 낭만주의 작가에게서 인식론적 미덕을 이끌어냄 - 슐레겔은 이제 그의 인식론적 견해를 거꾸로 낭만주의 문학에 투사하여 읽고, ==낭만시를 단지 하나의 역사적 개념이 아니라 자신의 철학적 이상으로 만듦== ## 8. 낭만적 아이러니 - 슐레겔의 미학과 반토대주의적 인식론의 관련성은 그가 발전시켰던 아이러니 개념에서 분명하게 드러남 - ==아이러니는, 비록 진리에 도달할 수 없지만 여전히 그것을 향해 영원히 노력해야 한다는 인식에 있음. 왜냐하면 그렇게 할 때에만 우리는 진리에 접근할 수 있기 때문== - 철학사에서 아이러니의 최고 거장은 **소크라테스** - 이제 슐레겔의 모델이 됨 - 아이러니를 진리를 인식하려는 시도에서 부딪히는 **두 종류의 곤경**으로 설명함(《비판적 단상》 중) 1. "무조건적인 것과 조건적인 것의 해소 불가능한 충돌의 느낌" 2. "완전한 소통의 불가능성과 필요성" - 완전한 소통의 이상을 전제하고 그것을 향해 노력할 때에만 우리는 더 깊은 관점, 더 풍부한 개념, 더 분명한 진리의 진술을 획득할 수 있음 - 이 곤경들에 대한 아이러니스트의 대답은 "==자기-창조에서 자기-파괴로의 끊임없는 변화=="에 있음 - 아이러니스트는 언제나 새로운 관점, 더 풍부한 개념, 더 분명한 정식화를 제시하기 때문에 영원히 새롭게 창조함. 그러나 영원히 자신의 노력에 대해 비판적이기 때문에, 그는 또한 자신을 파괴함 - 슐레겔의 **중도**는 자기-절제, 즉 우리의 창조력이 고무된 열기 속에서 완전히 소진되지 않도록 그것을 제한하고 비판적 거리를 유지하는 것 - 그러나 여기서 절제는 예술가에게 부과되는 고전주의의 절제가 아니라, ==자기-절제, 규칙의 자율적 창조와 부과==를 의미함 - 낭만시는 본질적으로 진리를 향한 철학자의 영원한 노력의 미학적 버전 - ==낭만시의 "고유한 본질"은 그것이 영원히 생성의 과정에 있으며 결코 완결적이지 않다는 것== - 시인과 철학자는 모두 자기-비판에는 끝이 없으며, 비판 자체를 넘어서 있는 비판의 객관적 규칙이란 없음 - 진리를 향한 추구에서 어떠한 궁극적 규칙도 인정하기를 거부함 # 8장: 낭만주의 형이상학의 역설 ^37bd31 ## 1. 이상한 결혼 계획 - 1790년대 후반, 낭만주의 사상가들은 새로운 형이상학, 즉 이후에 낭만파를 특징짓게 될 세계관의 기본 윤곽을 그려 둠 - 관념론과 실재론을 종합하려는 시도 - 피히테의 관념론과 스피노자의 실재론을 종합하려 함 - 셸링이 체계화 - 《초월적 관념론 체계》(*System des Transcendentalen Idealismus*, 1800) - 《나의 철학체계에 대한 기술》(*Darstellung meines Systems der Philosophie*, 1801) - 피히테의 관념론과 비결정론, 이원론은 스피노자의 실재론과 결정론, 일원론과 충돌함 - 각각 진리의 절반만을 포착했다고 봄 - 칸트와 피히테는 명시적으로 자신들의 관념론을 스피노자의 실재론과 자연주의의 **안티테제**로 간주했고, 그것을 강조했음 - 이 시도는 회의주의적인 인식론 혹은 독단론적인 존재론이라는 딜레마에 처함 - ==낭만주의 형이상학이 이 양극단을 피하고자 시도==했다는 것이 가장 흥미를 끄는 측면 가운데 하나 - 초기낭만주의자들은 이 딜레마를 잘 알고 있었으며, 그들에게 그것은 ==칸트의 비판과 스피노자의 독단론 사이==의 선택으로 존재 - 피히테와 스피노자의 종합에서 핵심은 주관주의와 독단론이라는 양극단을 피하고 비판적 인식론의 미덕을 자연주의적 존재론과 결합함으로써 이 딜레마를 극복하는 것 - 저자의 주장: ==낭만주의 형이상학을 그것의 근저에 있는 유기체적 자연 개념의 맥락 안에 위치시키면, 이 형이상학이 완전히 이해 가능하고 일관적인 것이 된다== ## 2. 잘못된 만남의 이력 - 낭만주의자들이 직면했던 도전 → 피히테와 스피노자 사이의 양립 불가능성은 무엇인가? - 그 둘을 가르는 기본적 쟁점들 ![[피히테 vs. 스피노자.png]] - 낭만주의자들이 숭배한 것 - 피히테의 급진적인 인간의 자유 개념 - 자기-정립하는 자아 개념 - 스피노자의 종교와 과학의 종합 - 범신론 → 자연을 신성화함으로써 과학을 종교로 만들고, 신성한 것을 자연화함으로써 종교를 과학으로 만듦 - 둘 사이에서 아무런 유사성을 발견할 수 없음에도 결합시키려는 이유는 무엇인가? ## 3. 주-객 동일성 - 피히테의 '주-객 동일성' - 주관적인 것과 객관적인 것, 관념적인 것과 실재적인 것은 궁극적으로 동일하다 - 이 원리에서 힌트를 얻었음 - 낭만주의자들은 주관적인 혹은 관념적인 것의 한 극은 피히테의 관념론을, 객관적인 혹은 실재적인 것의 다른 극은 스피노자의 실재론을 나타낸다고 여겼음 - 피히테는 《전체 학문론의 기초》에서 주-객 동일성을 본질적으로 자기-인식(self-knowledge)으로 해석 - 모든 인식은 인식하는 자와 인식되는 것 사이에 어떤 동일성을 전제로 하며, 그러한 동일성은 자기-인식에서 증명될 수 있기 때문에, 자기-인식이 모든 인식의 기반이 되어야 한다 - 피히테의 원리 배후에 있는 영감은 칸트의 "새로운 사유의 방법"을 이끄는 생각, 즉 우리는 오직 우리가 창조하는 것만을 선험적으로 인식한다는 것 - 《제1비판》의 〈초월적 연역〉에서 통각의 통일성 형식 - 낭만주의자들은 주-객 동일성의 원리가 자기-인식의 어떤 형태이며, 자기-인식이 모든 인식의 기반이 되어야 한다는 데에서 피히테에 동의함 - 그러나 이 원리에 대한 피히테의 **일면적**이고 주관주의적인 독해와 관련해 비판함 - 주-객 동일성 원리에 대한 피히테의 주관주의적 해석에 대한 낭만주의자들의 근본적 반박 1. 주관적인 것과 객관적인 것이라는 개념들 자체는 서로의 대립 안에서만 의미를 갖는다 2. 피히테의 그러한 독해는 주-객 동일성 원리가 인식의 가능성을 설명하는 기능을 수행할 수 없게 만든다 - 비판의 핵심은 그것이 경험의 실재, 외부 세계의 존재를 정당하게 다루지 않는다는 것 - 객관 세계의 경험을 수용하지 않기 때문에 주관주의적 - 낭만주의자들이 피히테에 반대하는 점 1. 경험적 실재론은 불충분하다. '고차적 실재론'이 필요하다 2. 피히테는 그것을 보증하지도 못한다 - ==《전체 학문론의 기초》 (1794)에서 피히테의 연역 프로그램의 실패로 인해 낭만주의자들은 그의 주관주의적 원리의 한계를 넘어서야 함을 결정적으로 확신하게 됨== ## 4. 유기체적 자연 개념 ^109ac0 - **외부 세계의 실재를 설명하고 비-자아의 순전한 타자성을 다루어야 할 필요**가 피히테의 관념론의 일면성을 버리고 스피노자의 '고차적 실재론'으로 그것을 보완하도록 강제했음 - 이 난국을 벗어나는 길은 **유기체적 자연 개념**에 있었음 - 셸링, 《세계 영혼에 대하여》(Von der Weltseele, 1798), 《자연철학 체계의 기획》(Entwurf eines Systems der Naturphilosophie, 1799)에서 이 개념을 발전시킴 - 낭만주의적 자연 개념 배후에 있는 근본 개념은 **자연목적(Naturzweck)** 개념 - 《판단력비판》 65절에서 이 개념을 구체적으로 정의함 - 어떤 것이 두 가지 본질적 조건을 만족시킬 때에만 자연목적 1. 유기체적 통일성을 가져야만 한다 - 각 부분은 전체와 분리 불가능하며, 전체의 관념이 각 부분의 위치를 결정한다 2. 자기-발생적이고 자기-조직적이어서, 모든 부분들은 상호적으로 서로의 원인과 결과이며, 외부의 원인을 갖지 않는다 - 예술 작품과 대조되는 자연목적의 고유한 특징 - 유기체적 자연 개념은 칸트의 자연목적 관념을 일반화 혹은 확장하여 자연 전체에 적용 - 자연의 모든 것들은 하나의 거대한 위계를 형성 - 이 위계는 생명력의 조직화와 발전의 다양한 단계들로 구성됨 1. 물질의 가장 단순한 형태들로 현상 2. 보다 복잡한 광물, 식물, 동물 3. 초월적 철학자의 **자기-의식** 및 예술적 천재의 창조성과 같은 가장 복잡한 삶의 형태들 - 자기-의식: 자연의 모든 힘들 중 최상의 조직화와 발전에 해당 - 자연에 대한 예술가나 철학자의 인식은 곧 그들을 통해서 자연이 자기-인식에 이르는 것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의미함 - 유기체적 자연 개념이 지닌 가장 중요한 함의는 정신적인 것과 물리적인 것 사이에 **종**의 구별이 아니라 ==**정도**의 구별==만이 존재한다는 것 - 정신을 최고로 조직되고 발전된 물질로, 그리고 물질을 덜 조직되고 발전된 정신으로 간주할 수 있음 - "자연은 눈에 보이는 정신이며, 정신은 눈에 보이지 않는 자연이다." (셸링) ## 5. 유기체주의의 근거 - 셸링은 그의 개념을 17세기 초 이래로 생리학을 괴롭혀오던, **이원론 대 기계론적 유물론이라는 딜레마**에 대한 해결책으로 제안했음 - 데카르트의 물질 개념: 물질의 본질은 연장에 있고 내재적으로 부동적이어서 어떤 외적 힘에 의해 움직여질 때에만 운동한다 - 기계론적 패러다임: 모든 사건을 한 물체가 다른 물체에 가한 충격에 기인하는 것으로 설명한다. 그리고 주어진 시간 내에 물체가 얼마나 위치를 이동했는가에 의해 충격의 크기를 측정한다 - 이 개념과 패러다임을 채택할 경우 두 개의 선택지가 남음 1. 생명을 자연의 바깥에 두고 이원론자 되기 2. 생명을 운동하는 물질로 환원하여 기계론자 되기 - 셸링의 유기체적 개념의 목적은 이 딜레마의 양극 사이에서 제3의 길을 제공하는 것 - 유기체적 개념은 자연적 사건들을 그것에 작용하는 외적 원인들이 아니라, 체계적인 전체 안에서 그것이 차지하는 필연적인 위치를 통해 설명함 - 설명의 패러다임은 분석적이거나 원자적이지 않고 **전체론적** - 셸링의 유기체적 개념은 물리학의 위기에 의해서도 요구되었음 - 18세기 후반 물리학에 대한 주된 도전은 본질적으로 데카르트 이후 물리학을 지배해 온 기계론적 패러다임이 더 이상 물질을 설명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사실에서 나옴 - 문제의 근원은 뉴턴의 중력법칙 - 빈 공간을 통해 작용하는 듯한 물체들 사이의 인력을 상정했음 - '원거리 작용'이라는 난감한 문제가 제기됨 - 물질의 본질은 더 이상 부동의 연장이 아니라 역동적 힘인듯 했음 - 생명뿐만 아니라 물질도 기계론적 설명을 거부함 - 유기체적 패러다임은 기계론의 몰락 이후 자연의 통일성의 원리, 생명과 물질 모두에 단일한 설명 형식을 보장했음 → 생명력의 다른 현현들일 뿐 - 유기체적 자연 개념의 선구는 (데카르트주의의 오랜 적인) 라이프니츠 - 단자론을 주장하고 물질을 단지 생명력의 외양으로 만들어 버린 은밀한 측면 ## 6. 부활한 스피노자주의 - 낭만주의자들은 스피노자를 심오하게 **재해석**했음 - 스피노자 체계의 두 가지 측면에 이끌림 1. **일원론** - 유일한 우주가 존재하며 정신적인 것과 물리적인 것은 그 우주의 다른 속성들에 불과하다 - 데카르트 전통의 이원론적인 유산에 대한 안티테제 2. **범신론** - 신적인 것과 자연의 동일시 - 스피노자를 무신론자라기보다는 "**신에 취한 인간**"으로 봄. 모든 것을 신적인 것의 양태로 봤기 때문 - 스피노자의 범신론만이 이성적 비판이나 과학의 진보를 견딜 수 있었음 - "**신 즉 자연**"(deus sive natura)이라는 슬로건은 신적인 것을 자연화함으로써 종교를 과학으로, 자연적인 것을 신성화함으로써 과학을 종교로 만드는 것처럼 보였음 - 스피노자 체계의 핵심적인 결함은 아직도 낡은 데카르트 물리학의 도그마에 의해 제약받고 있다는 것 - 데카르트적인 연장으로서의 물질 개념, 기계론적 설명의 패러다임을 모두 승인했음 - 낭만주의자들은 이것을 새로운 유기체적 설명 패러다임에 따라 재해석함 - **유기체적 해석**이 스피노자의 체계에 가져온 변화 1. 스피노자의 얼어붙고 경직된 우주에 **발전**의 관념을 도입함 - 스피노자의 실체는 이제 생명력, **모든 힘들의 원천적 힘**(die Urkraft aller Kräfte)에 해당하는 것이 됨 - 실체는 이제 능동적이며 시간적인 것, 맹아적인 것에서 조직된 것으로, 규정적인 것에서 미규정적인 것으로, 잠재적인 것에서 실제적인 것으로 발전을 겪음 2. 스피노자의 체계에 **목적론**의 요소를 주입함 - 신적인 실체가 하나의 유기체라면, 그것 역시 하나의 자연목적이며, 그것의 목표는 자연을 거쳐서 자신의 잠재성을 실현하는 것이 됨 - 낭만주의자들은 과거의 낡은 자연-신학의 '외적 목적론'(모든 것이 인간을 위해서만, 오직 인간의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서만 존재한다고 봄)을 거부하고 '내적 목적론'을 채택함 - **내적 목적론** - 목적이 전체의 관념으로서 혹은 개념으로서 사물에 내재한다고 봄 - 한 사물의 목적이 그것의 내재적인 개념 혹은 본질에서 도출된다고 가정하기 때문에 인간의 목적을 거론할 필요가 없음 3. 자연 안에 피라미드 혹은 위계의 관념, '존재의 거대한 연쇄'의 관념을 포함했음 - 우주가 생명력이라면, 모든 그러한 힘들처럼 그것은 점증하는 조직화의 수준들을 거쳐 정도에 따라 단계적으로 발전함 - 신적인 힘의 조직화와 발전의 최고 수준은 예술가나 철학자, 성인의 **창조성**에 해당. ==그들의 창조성은 자연의 모든 유기체적 힘의 정점== 4. 유기체적 해석은 스피노자의 **속성들**, 즉 정신적인 것과 물리적인 것이 단순히 유일한 불가분적 실체의 다른 속성들이라는 독트린에 대한 새로운 설명을 의미 - 낭만주의자들은 스피노자의 속성을 단지 실체의 다른 특성들 혹은 실체에 대한 다른 관점들이 아니라 **생명력의 조직화와 발전의 다른 정도들**이라고 유기체적으로 이해함 - 낭만주의자들의 스피노자 재해석은 본질적으로 **스피노자와 라이프니츠의 종합** - 라이프니츠의 활력(vis viva)을 스피노자의 유일한 무한 실체와 융합하여 생기론적 범신론 혹은 범신론적 생기론을 만들어 냈음 - 17세기의 가장 위대한 독단적 형이상학자들인 라이프니츠와 스피노자를 융합함으로써 칸트 이후 세대의 아포리아를 해결하려고 했음 ## 7. 관념론과 실재론의 행복한 결혼 - 이렇게 부활한 스피노자주의를 통해 관념론과 실재론을 융합하려는 낭만주의자들의 시도를 해석해야 함 - 라이프니츠와 스피노자의 결혼은 피히테와 스피노자의 혼인을 위한 기반 - 생기론적 일원론 혹은 일원론적 생기론은 피히테의 관념론과 스피노자의 실재론이 가진 진리를 보존하고 오류를 부정하는 최상의 길로 보였음 - 피히테의 주-객 동일성 원리를 스피노자적인 노선에 따라 재해석함 - 주체와 객체의 동일성은 초월적 주체의 자기-인식이 아니라 **유일의 무한 실체 안에 위치**하며, 이 실체는 주관적(관념론적)으로 해석되든 혹은 객관적(실재론적)으로 해석되든 동일한 것으로 남음 - 중요한 것은 하나의 형태 혹은 설명을 다른 것과 비교해 특권화하지 않는 것 - 관념론과 실재론 모두 유일한 실재, 즉 생명력에 대해 독립적이고 똑같이 정당한 관점들 - 모든 것이 자아를 위해 존재한다는 피히테의 원리는 옳지만, 이는 모든 것이 자아 안에 존재한다는 것이 아니라 자연이 그것의 궁극적 목적을 자아 안에서 이룬다는 것을 의미할 뿐임 - 자연 안의 모든 것은 그 자체로 하나의 목적(내적 목적론) - 낭만주의자들은 ==자연목적이 **자체**의 발전의 내재적 법칙을 따름으로써 인간의 자기-의식 형성을 위한 기반을 마련한다==고 주장함 - 이러한 맥락에서, 관점에 따라 유기체의 각 부분을 전체의 발전을 위한 수단으로 볼 수도 있고, 전체를 각 부분의 발전을 위한 수단으로 볼 수도 있음 ## 8. 인식론의 개조와 부활 - 낭만주의의 유기체적 개념은 근본적인 측면에서 데카르트의 인식론적 전통과 단절했음 - 기계론적 물리학의 근본 가정들 1. 자연 안의 모든 실체들처럼 인식의 주체와 객체가 작용인과성을 통해서만 서로 상호작용한다 - 주체와 객체는 모두 실체들(자족적이고 독립적인 존재들)이고, 이것들은 인과관계를 통해서만 서로 연결됨 - 어느 경우이든 주체와 객체 사이에는 양측의 동일성을 변화시키지 않는 인과적 상호작용만 있음 - 이 모델의 불가피한 귀결은 미지의 물자체 관념 2. 데카르트의 이원론 - 기계론은 사유하는 것을 설명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것을 자연의 질서 너머에 있는 **독자적** 영역에 위치시켰음 - 자연은 전적으로 **연장된 것**에 존재함 - 이 이원론은 외적 세계에 대한 인식이 매우 다른 두 항, 즉 정신적 표상과 연장된 대상으로 존재해야 함을 의미 - 이것들의 상응은 대개 일종의 유사성 혹은 동형성(isomorphism)으로 이해되었음 - 이 가정들은 인식의 가능성을 설명하는 데서 넘어설 수 없는 난점들을 만들어 냈음 - 기계론적 자연 모델을 유기체적 모델로 대체하면 전통적 인식론의 미스터리들이 사라짐 1. 정신적인 것과 물리적인 것의 이원론은 없다 - 둘 다 생명력의 조직화와 발전의 정도들이기 때문 2. 주체와 대상 간에는 우연적 인과관계뿐만 아니라 보다 가까운 동일성의 유대가 존재한다 - 각 부분은 전체의 동일성을 반영하고, 서로 내적으로 연결되어 있음 - 대상에 대한 주체의 인식은 대상이 가진 힘들을 발전시키고 실현하기 때문에 대상에 대한 인식은 대상의 **자기**-실현에 해당함 - 예술가와 철학자의 자연에 대한 인식은 예술가와 철학자를 통한 자연의 **자기**-인식에 해당함 - 인류 없이 자연은 그것의 목적을 실현하지 못함. 그것은 맹아적·비조직적·미규정적 상태로 남아있음 - 그렇다고 자연이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님 - 따라서 이 관점으로부터 ==물자체의 관념이 부조리==하다는 것이 입증됨 - 자연이 그것에 대한 우리의 인식과 별도로 존재하는 것은 참이지만, 자연이 그것에 대한 인식과 별도로 완전하고 자족적인 본성을 갖는다는 것은 틀렸음 ## 9. 자유의 문제 ^ea90b7 - 여전히 남는 질문: 낭만주의자들이 어떻게 그들의 새로운 형이상학을 자유에 대한 믿음과 조화시켰는가? - 자유에 대한 믿음과 범신론 사이에는 충돌이 있음 - 범신론은 모든 것이 자연법칙에 따라 필연적으로 일어난다고 주장함 - 스피노자는 무신론뿐만 아니라 숙명론으로도 유명했음 - 유기체적 자연 개념은 자유의 문제에 대해 이원론적 함축을 담고 있는 칸트와 피히테의 해결책을 받아들일 수 없게 만들었음 - 유기체적 개념의 핵심은 자연의 통일성, 주관적인 것과 객관적인 것, 관념적인 것과 실재적인 것의 단일성에 대한 확고한 믿음 - 자유의 문제에 대한 칸트와 피히테의 해결책은 이 영역들의 **이원론**을 전제로 했음 - 자유를 구하기 위해 칸트와 피히테는 자연의 **현상계** 위에 그리고 너머에 **본체계**를 상정했음 - 본체계는 이성에 의해 부과된 도덕법칙을 따르는 반면, 현상계는 자연법칙에 따라 엄격한 필연성에 의해 지배됨 - 낭만주의자들이 스피노자와 달랐던 점은 사건들을 기계론적 필연성에서 면제시키는 것이 아니라, 기계론적 필연성 자체를 보다 상위의 유기체적 법칙하에 두었다는 데 있음 - 낭만주의자들은 칸트와 피히테가 옹호했던 두 가지 의미에서의 자유가 가능한 것인지를 의심했음 1. 칸트의 **자발성**으로서의 자유 개념 - 주체는 어떤 선행하는 원인에 의해서 결정되지 않고 인과의 연쇄를 시작한다 2. 피히테의 **자기-정립** 개념 - 자아는 자기를 자신으로 만들며, 자연에 의해서 주어지는 본질을 갖지 않는다 - 이 두 가지 개념 모두 자연적 원인에 의한 결정을 배제하기 때문에 **본체계-현상계의 이원론을 전제**로 함 - 낭만주의자들은 이러한 이원론을 거부함 - 낭만주의자들의 의제는 ==자유와 필연성을 화해시키는 것, 참된 자유와 필연성이 대립하지 않으며 궁극적으로 하나임을 보여주는 것==이었음 - 두 가지 관점 혹은 입장을 구별함 - **개인으로서의 자아**: 다른 것들과의 관계 속에서 고려된 자아, 타자에 대립되는 하나의 유한자로서의 자아. 필연성의 지배를 받음 - **보편적 자아**: 이 관계들과 별도로, 그 자체로 고려된 자아, 다른 모든 것과 일체가 된 자아. 신적 자유를 공유함 - 전체의 한 부분으로 제한되지 않고 모든 사물들 전체로 확장되며, 이 전체는 자유롭게 자신의 본성의 필연성에 따라서만 작용함 - 따라서 ==참된 자유는 나의 모든 행동에서 신적인 것이 나를 통해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이해함으로써 신적 필연성을 공유하거나 그것에 참여하는 데서 나옴== - 이것이 스피노자의 신에 대한 지적 사랑의 자유, 자아가 전체 우주와의 동일성을 인식했을 때 자아를 필연성과 화해시킨 자유였음 - 이 개념은 인간을 자연 자체의 목적으로 만듦으로써, 스피노자의 체계에 비해 훨씬 더 큰 자유의 공간을 마련해 주었음 - 결국 자아가 자연과의 동일성을 파악하기만 하면, 그것은 이제 자연에 의한 결정을 **자기**-결정의 다른 형태로 간주함 - 이제 낭만주의자들의 자유는 더 이상 급진적 자유가 아님 - 자발성(칸트)과 자기-정립(피히테)으로서의 자유를 포기해야 했음 - 혁명의 열기가 사그라지기 시작하면서 낭만주의의 에토스에 변화가 있었음 - 구호는 더 이상 이성의 요구에 따라 세계를 변화시키자는 것이 아니라, 대신 ==자연과 사회 안에 이미 존재하고 있는 이성을 지각하고, 그것의 필연성과 자신을 화해시키자는 것==이었음 # 9장: 칸트와 자연철학자들 ## 1. 독단주의로의 회귀? - 신칸트주의적 비판자들은 낭만주의 자연철학의 '유기체적 자연 개념'을 최악의 독단적 형이상학으로의 회귀라고 일축함 - 낭만주의자들: 자연이 실제로 유기체**라고** 가정함 - 칸트: 자연을 단지 하나의 유기체**인 것처럼** 탐구해야 함 - 저자가 이 장에서 다루는 주요 질문들 - 낭만주의자들은 정말로 그렇게 순진하고 부주의했을까? - 아니면 그들은 칸트가 부과한 제한을 넘어설 어떤 근거를 갖고 있었는가? - 만약 그랬다면 그것은 얼마나 설득력이 있는가? - 낭만주의자들은 매우 흔한 칸트적 전략을 사용하여 유기체 관념의 **[[초월적 연역]]** 같은 것을 제공하려 함 - ==유기체 관념의 구성적 지위가 경험의 가능성의 필수 조건==임을 보여주려 함 ## 2. 신칸트주의적 고정관념 - 신칸트주의의 문제점 1. 근본적인 측면에서 칸트는 자연철학의 아버지였음 - 《자연과학의 형이상학적 원리》(*Metaphysische Anfängsgründe der Naturwissenschaft*) - 역동적 물질 이론은 1세대 자연철학자들(셸링 등)에게 형성적 영향을 미침 - 칸트의 방법론적 견해들 — 특히 체계적 통일성에 대한 요구와 종합적·선험적 원리들에 대한 주장 — 역시 일부 자연철학자들에게 매우 중요했음 2. 칸트의 규제적 독트린은 18세기 후반과 19세기 초반 생리학과 생물학 연구의 토대가 아니었음 - 사실은 그 반대 - 18세기 후반 독일의 거의 모든 생리학자들은 **생기적 힘**을 규제적 원리라기보다는 인과적 작인으로 생각했음 - 그들의 목적은 뉴턴이 비유기체적 세계에 했던 일, 즉 그것의 근본적인 운동법칙들을 규정하는 일을 유기체적 세계에 하는 것 3. 칸트 자신은 그의 규제적 독트린에 대해 매우 양면적이었음 - 《제1비판》 〈초월적 변증론〉의 부록 - 자연 안에 어떤 체계적 질서가 있다고 가정해야 하며, 따라서 자연의 통일성 개념이 "대상에 내재"한다고 분명하게 인정함 - 체계성을 가정하는 것이 범주들 그 자체의 적용을 위해 필수적이라고 제안함으로써 규제적인 것과 구성적인 것 사이의 구분, 그리고 사실상 이성과 오성 사이의 구분을 흐릿하게 만듦 - 신칸트주의적인 유산의 보다 유감스러운 측면 가운데 하나 - 여러 세대에 걸쳐서 자연철학을 실험과 관찰의 길을 따르는 참된 과학으로부터의 일탈로 묘사하는 데 성공해 왔다는 것 - 이것이 시대착오적이라는 기본적 사실들 - 이 시대에는 철학과 과학 사이에 명확한 구분이 존재하지 않았음 - 관찰과 실험에만 한정된 순수 경험과학과 같은 것은 없었음 - 18세기 후반과 19세기 초반에 자연철학은 '정상적인' 경험과학의 형이상학적 변종이나 일탈이 아니었음. 오히려 정상과학 그 자체 - 그 시대의 학문으로서 그 시대의 맥락에서 이해되어야 함(시인이자 철학자인 과학자) ## 3. 규제적 제한을 위한 칸트의 논변 - 칸트는 《제3비판》에서 ==자연의 목적성 관념이 단지 규제적 타당성만을 갖는다==고 반복해서 주장함 - 자연철학자들과 충돌하게 된 지점 - 매우 유사한 자연의 목적성 개념을 공유했지만, ==자연철학자들은 그것의 구성적 지위를 긍정==한 반면 칸트는 그것을 부정했음 - 그렇다면 왜 낭만주의자들은 칸트의 인식 비판 앞에서 이런 가정을 했는가? - 낭만주의자들의 주장의 타당성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들이 직면했던 도전, 즉 **목적론의 규제적 지위에 대한 칸트의 강력한 논변들**을 고려하는 것이 필요함 - 칸트의 "자연목적"([[📚 프레더릭 바이저, 《낭만주의의 명령, 세계를 낭만화하라》 (2011)#^109ac0|8장 '4. 유기체적 자연 개념']] 참고) 개념과 관련됨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 - 낭만주의자들에게 결정적이었음 - 자연목적 관념에 구성적 지위를 부여하는 데 반대하는 논변들 1. 본질적으로 회의적 - 에세이 〈철학에서 목적론적 원리의 사용에 대하여〉 - 우리가 식물이나 동물 같은 자연 안의 대상들이 정말로 목적적인지 여부를 **알 수단**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함 - 의식적인 목표 혹은 목적-지향적인 행동이라는 의미에서의 지향성(intentionality)이 **목적성**의 기준이며, 그러한 기준은 인간 인식의 고유한 한계 때문에 충족될 수 없다는 것 2. 《제3비판》 68절, "우리는 스스로 우리 자신의 개념에 따라 만들 수 있는 것에 대해서만 완전한 통찰을 갖는다". - 이 원리는 유기체가 우리에게 이해 불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 - 만약 우리가 생산할 수 있는 것만을 안다면, 그리고 우리가 유기체를 생산할 수 없다면, 우리는 유기체를 알 수 없다는 사실이 따라나옴 3. 물활론(hylozoism) 혹은 생기론적 유물론, 즉 물질이 활력 혹은 생명력에 있다는 독트린을 겨낭함 - 물활론은 생명력이 **물질 자체**에 본질적이라는, 보다 강한 테제 - 유기체적인 것과 비유기체적인 것 사이에 차이가 없음을 의미 - 생명력이 목적적이라고 주장함 - 《자연과학의 형이상학적 원리》 - 두 번째 역학법칙 - 관성의 법칙에 따르면 물질의 모든 변화는 외적 원인을 가져야 한다 - 따라서 이 법칙은 물질의 변화가 **내적**일 수 없음을 혹은 물질이 **고유한** 결정의 근거를 갖고 있지 않음을 함축함 - 이는 칸트에게서 물질이 본질적으로 무생물적임을 의미 - 그는 생명을 **내적** 원리에서 행동하는 실체의 능력, **스스로**를 변화시키는 힘으로 정의함 - 물활론을 "**모든 자연철학의 죽음**"이라고 비난함 - 이 반박들은 모호해 보이는데, 매우 다른 두 주장 사이에서 동요함 1. 물체들에게 생명이 있다고 간주하는 것은 무의미함 → 목적론이 허구임을 의미 2. 물체들에게 생명이 있다고 간주하는 것은 문제가 있음 → 가설적 지위를 부여함 - 이 논변들에 근거해 유기체 혹은 자연목적 개념은 단지 규제적 지위만을 갖는다고 결론 내림 - 그는 이 개념을 허구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다만 ==**문제적** 지위를 갖는다==고 말함 - "우리의 인지 능력의 한계를 규정하는 것을 유일한 목적으로 하는 비판철학자로서의 소명에 맞게, 칸트는 유기체의 **독자적** 지위를 긍정하지도 부정하지도 않는다." (p.286) - 칸트는 우리가 유기체를 기계론적으로 완전히 이해할 수 없으며, 그것을 우리에게 이해 가능한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목적론에 의지해야 한다는 것이 **인간 오성의 필연적 한계**라고 생각함 ## 4. 첫째 변론 - 자연철학자들은 칸트의 이 논변들에 맞서 어떻게 방어했을까? - ==자연목적 개념에서 전통적인 목적론과 연관된 것들을 모두 제거했음== - 자연은 그 자체로 목적이며, 자연 전체의 목적은 그것 너머의 어떤 목적을 실현하는 것이 아님 - 그러나 칸트의 표적은 사실상 자연철학의 핵심 독트린인 **내재적 목적론**이었음 - 자연철학자들이 할 수 있는 답변 1. 자연목적 개념이 반드시 지향성을, 즉 생명체에게 의지를 부여하는 것을 함축하지는 않음 - 그 대상이 유기체적 통일성임을 의미할 뿐 2. 살아 있는 물질의 관념이 물질 자체 안에서 어떤 식으로든 그것의 성장을 이끌고 조직하는 일종의 영혼 혹은 정신의 존재를 수반한다는 주장을 반박할 수 있었음 - 자연철학자들의 목적론이 무엇보다도 전체론적 설명의 한 형식임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함 - 여기서 목적은 **전체**의 관념 - 전체론적 설명은 기계론적 설명의 반대 - 기계론적 설명에서, 전체는 부분들의 단순한 총합이며 각 부분은 전체와 별도로 자족적 - 전체-부분에 대한 두 가지 다른 개념화 - 이것은 칸트가 **전체**(a totum) 혹은 **집합체**(compositum)라고 부르는 것 사이의 차이 - 혹은 《제3비판》의 언어로는 종합적 보편과 분석적 보편 사이의 차이임 - 여기서 칸트와 자연철학자들 사이에 아무런 차이가 없다고 결론 내리는 것은 성급함 - 칸트 논변의 전체적 취지와 그와 자연철학자들 사이에 쟁점이 된 주요 지점을 제대로 파악해야 함 ## 5. 경험의 한계 - 목적론은 **두 가지 근본적인 측면**에서 구성적 지위와 객관적인 지시체를 가짐 1. 그것은 유기체적인 것에 특징적인 구조, 기능 혹은 형상을 가리킴 2. 그것은 이러한 구조, 기능, 혹은 형상의 이면에 하나의 힘이 있음을 의미함 - 이 힘은 초자연적이지 않으며, 일종의 실체는 더더욱 아님 - 인과적 작용, 유기체적 구조, 기능 혹은 형상들로 현현하는 힘의 한 형식 - 칸트는 유기체적 성장의 이면에 특정한 종류의 인과적 작용이 있다는 것뿐만이 아니라 유기체에 특징적인 구조, 형상 혹은 기능이 있다는 것도 의심함 - 여전히 자연목적 개념이 객관적 타당성을 갖는다는 데 반대함 - 선형성설과 후생성설 - 18세기 전반에 생명의 기원과 발전에 대한 두 개의 근본적 이론임 ## 6. 유기체적인 것의 초월적 연역 - 이제 낭만주의자들이 자연철학을 정당화하는 **근본적인 논거**를 고려해야 함 - 1790년대 말 유기체적 자연 견해가 발전된 맥락을 재구성하는 것이 필요 - 많은 부분은 칸트의 철학에 대한 초기 비판과 특히 그의 ==이원론에 대한 반작용==에 의해 만들어졌음 - 만약 오성이 능동적이고 순수하게 지적인 능력이며 시간과 공간을 넘어서 있다면, 그리고 감성이 수동적이고 순수하게 경험적인 능력이며 시간과 공간 안에 있다면, 어떻게 그것들은 상호작용하여 지식을 생산하는가? (살로몬 마이몬) - 문제는 정신-육체의 이원론에 관한 데카르트의 고전적 어려움과 유사하며, 실제로 그것만큼 심각하다고 주장함 - 자연철학자들이 유기체적 자연 개념을 가져온 주된 동기들 중 하나는 ==칸트의 문제적인 이원론을 극복하고, 그리하여 초월철학의 미제를 해결==하는 것 - 초기낭만주의자들은 유기체 개념에 구성적 지위를 부여함으로써만 이 이원론에 다리를 놓는 것이 가능하다고 주장 - 칸트 자신도 이미 《제3비판》에서 유기체 개념이 본체적인 것과 현상적인 것을 매개한다고 제안했음 - 따라서 칸트와 자연철학자들 사이의 유일한 접점은 ==이 개념의 규제적 대 구성적 지위==와 관련됨 - 자연철학자들은 초월철학 자체가 이 개념에 구성적 지위를 부여할 것을 요구한다고 주장할 것 - 왜냐하면 오직 ==유기체가 **존재한다**는 가정하에서만 주관적인 것과 객관적인 것, 이상적인 것과 실재적인 것, 본체적인과 현상적인 것 사이의 실제적 상호작용을 설명할 수 있기 때문== - ==자연철학자들은 유기체 개념이 초월적으로 연역되었다고 믿음== - 즉 그것은 가능한 경험의 필수 조건이었음 - "칸트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칸트의 한계를 넘어서는 것이 필요했다." (p.296) - 유기체를 옹호하는 이 초월적 주장은 셸링과 헤겔의 초기 저작에서 다소 명시적으로 발견됨 - 셸링, 《자연철학의 이념》 (1797)의 〈서론〉 - "자연철학은 어떤 문제들을 해결해야 하는가?" → "어떻게 우리 바깥의 세계가, 자연이, 그리고 그것과 함께 경험이 가능한가?" - 자연철학이 **초월적** 임무를 갖는다는 사실을 완전히 명시화함 - 자연철학의 기본적인 목적은 인식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 - ==인식의 가능성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이 영역들(주관적인 것과 객관적인 것, 관념적인 것과 실재적인 것, 초월적인 것과 경험적인 것)을 통일하는 것, 그것들 사이에 다리를 만드는 것이 필수적== - 이 문제가 칸트적 전제들로부터는 해결될 수 없다고 주장 - 왜냐하면 그들은 경험의 형식과 질료를 너무 날카롭게 구분하기 때문에 어떻게 지적·관념적·주관적 형식들이 경험적·실재적·객관적 질료와 상호작용하는지를 설명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 - 셸링의 해결책은 유기체적 자연 개념 - 자연이 유기체라면 정신적인 것과 물리적인 것, 주관적인 것과 객관적인 것, 관념적인 것과 실재적인 것 사이에는 ==종류의 구별이 아니라 정도의 구별만 있게 됨== - 정신적인 것은 단순히 육체의 생명력의 조직화와 발전의 최고 수준이며, 육체는 단순히 정신의 생명력의 조직화와 발전의 가장 낮은 수준일 뿐 ## 7. 최종 결산 - 셸링과 헤겔의 주장처럼 아마도 유기체적인 것의 구성적 지위가 칸트의 이원론이 갖는 난점들을 극복하는 유일한 길일 것임 - 그러나 칸트 자신도 이 난점들에 대해 잘 알고 있었음 - 낭만주의자들과 달리 그는 오성과 감성, 지적인 것과 경험적인 것의 연결을 미스터리로 남겨 두는 데 만족했음 - 셸링의 유기체적 개념은 ==매우 칸트적인 사유의 노선 두 가지를 결합==한 필연적 결과였음 1. 역동적 물질 이론 - 물질이 부동의 연장이 아니라 능동적 힘이라고 주장 - 기본 전제는 기계론이 물질을 설명하는 데 충분하지 않다는 것 2. 자연이 통일체, 체계적 전체라는 관념 - 전체의 관념이 모든 부분들에 앞섬 - 셸링이 **역동적**일 뿐만 아니라 **생기론적인** 물질의 개념화를 요구함으로써 칸트를 넘어서려 한 이유 - ==만약 우리가 자연의 통일성 원리를 주장하면, 오직 생기론적 개념만이 유기체적인 것과 비유기체적인 것, 정신적인 것과 물리적인 것을 하나의 자연세계로 통일시키기 때문== - 칸트가 보기에 유기체주의는 ==도덕적 자유의 상실이라는 대가==를 치뤄야만 가능했음 - 유기체적 개념은 자연적 설명의 영역을 생명과 정신의 영역뿐만 아니라 본체적인 혹은 이성적인 것의 영역까지 확장하는 것을 의미함 - 불가피하게 자연적 필연성의 지배가 도덕의 영역을 침범하게 되기 때문 - 낭만주의자들은 이원론을 버림으로써 칸트가 먼저 이원론을 옹호했던 그 쟁점, 즉 자유 그 자체의 가능성을 설명해야만 했음 - 자유에 대해 낭만주의자들이 무엇을 말하는가는 또 다른 쟁점([[📚 프레더릭 바이저, 《낭만주의의 명령, 세계를 낭만화하라》 (2011)#^ea90b7|8장 '9. 자유의 문제']] 참고) # 10장: 초기낭만주의의 종교와 정치 ## 1. 몇 가지 곤란한 고정관념들 - 하인리히 하이네, 《낭만파》(*Die romantische Schule*, 1835)에서의 낭만주의 비판 - 독일낭만주의를 중세의 종교와 예술의 부활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본질적으로 반동적인 운동으로 해석함 - 큰 영향력을 가져왔고 지금도 여전히 그러함 - 헤르만 헤트너의 의견 - 하이네의 낭만주의 해석은 시대착오적이며, 전체 낭만주의 운동을 몇몇 후기 대표자들의 관점에서 평가했다고 지적 - 낭만주의의 문제는 그것의 반동성이 아니라 비정치성 - 낭만주의는 근본적으로 미학적 운동이었으며, 그것은 예술을 사회정치적 현실에 의해 결코 타협될 수 없는 목적 그 자체로 만들었음 - 1960년대 이후 출판된 낭만주의자들의 초기 철학적 단편들을 근거로, 하이네와 헤트너 모두 틀렸음 - ==정치가 낭만주의 철학의 긴밀한 요소였음== - 낭만주의자들에게는 "무엇이 최고선인가?"(《니코마코스 윤리학》 1권) - ==그들에게 최고선은 "문화(Bildung), 인간의 탁월성 혹은 완전성, 모든 인간적 능력 전체의 자기-실현과 개발"== - 고전적 아리스토텔레스주의의 독트린 재확인 - 국가는 개인에 선행하고, 인간은 정치적 동물이며 폴리스를 떠나서는 야수에 불과하거나 신이 될 뿐 - 정치는 제일의 예술 혹은 학문 - 초기낭만주의자들에게서는 정치가 예술에 종속되는 것이 아니라 ==예술이 정치에 종속됨== - 예술의 목적이 문화, 인류의 교육이라고 주장했으며, 그것은 ==국가 안에서만 실현==되기 때문 - "내 독트린의 핵심은 인류가 최고의 목적이며 예술은 그것을 위해서만 존재한다는 거야".(슐레겔) - ==자신들의 휴머니즘과 종교 사이에서 매우 밀접한 연관성을 봤음== - 최고선이 문화라고 주장했지만 또한 종교 없이 이를 획득할 수 없다고 주장 - 종교는 문화의 수단일 뿐 아니라 그것의 본질적인 부분이었고, 사실은 그것을 ==배후에서 이끄는 힘== - 낭만주의자들은 ==휴머니즘적 종교 혹은 종교적 휴머니즘==을 원했음 ## 2. 1790년대의 급진주의자 - 낭만주의의 종교는 매우 진보적, 자유주의적이었음 - 전통적 유신론과는 거의 관계가 없었음 - 문제의 뿌리는 서로 완전히 상충하는 두 철학자에게서 연원함 - 낭만주의의 휴머니즘은 피히테 - 낭만주의의 종교는 스피노자 - 문제는 ==어떻게 **피히테적** 휴머니즘을 **스피노자적** 종교와 화해시킬 것인가==임 - 낭만주의자들이 스피노자에게서 발견한 것은 ==종교를 합리화하는 시도== - 스피노자의 "==신 즉 자연==", 다시 말해 신과 자연의 무한성의 동일시는 이성과 신앙의 갈등을 해소하는 듯했음 - 18세기 말경 유신론(有神論)과 이신론(理神論)은 둘 다 사멸중이었음 - 오직 ==스피노자의 범신론(汎神論)==만이 쇠퇴의 위험에 처하지 않았음 - 범신론은 언제나 독일의 비밀 종교, 독일의 문화적 저변의 믿음이었음(하이네) - 17세기 말 이후 독일에서 스피노자는 급진적 프로테스탄트, 모든 불만스런 개혁가들의 수호성인이 되었음 - 당시 가장 뛰어난 문학적·철학적 표현은 슐라이어마허의 《종교론: 종교를 멸시하는 교양인을 위한 강연》 - 낭만주의자들이 피히테에게 끌렸던 주된 이유는 그의 ==급진적 자유 개념==, 특히 자아는 단지 그가 스스로 정립한 것이라는 주장 - 이 개념은 두 측면에서 급진적 1. 그것은 자아가 어떻게든 반드시 실현하거나 발전시켜야 할 영원한 본질을 갖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 오히려 ==자아의 본질은 자기에 의해 창조됨== 2. ==자아는 자신뿐 아니라 자신의 세계를 창조할 수 있음==. 이 세계 역시 그의 이성의 산물 - 자아는 무한한 노력을 통해 완전히 이성적인 세계라는 이상에 접근할 수 있음 - 1790년대의 맥락에서는 분명한 정치적 메시지를 담고 있음 - ==사회정치적 세계가 우리가 복종해야 할 영원한 질서가 아니라는 의미==. 그것 역시 우리 이성의 요구에 따라 우리가 창조할 수 있는 어떤 것 - 피히테, 《학자의 사명에 관한 강의들》 (1794) - "행동하라! 행동하라! 그것이 바로 우리가 존재하는 목적이다." ## 3. 피히테 대 스피노자 - 만약 관념론자라면 우리는 자아를 절대적으로 만들고 자연을 그것의 산물로 설명하고, 실재론자라면 우리는 자연을 절대자로 만들고 자아를 그것의 산물로 설명함 - ==피히테는 관념론자였기 때문에 행동주의자(activist)였고, 세계를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한 무한한 노력, 끊임없는 분투에 헌신했음== - ==스피노자는 실재론자였기 때문에 정적주의자(quietist)였고, 그를 통해 움직이는 신적 힘에 따랐음. 신적 힘은 자신의 본성의 필연성으로부터만 행동함== - '비판'은 존재하는 어떤 것을 기술하는 척하는 **구성적** 원리를 우리 이성의 임무를 규정하는 **규제적** 원리로 재정식화하는 것 - 다시 말해, 믿음의 대상처럼 보였던 것이 이제 행위의 목적이 되어야 했음 - 피히테는 스피노자가 무한자를 우리 바깥에 있는 어떤 것 — 유일한 무한 실체 — 으로 만들었을 때, 이 "순수이성의 오류"라는 기본적인 논리적 오류를 범했다고 비판했음 - 이 비판은 피히테의 휴머니즘의 기반 - 무한자 관념이 믿음의 대상이 아니라 실제로는 행위의 목표일 뿐이라는 것 - 칸트처럼 전통적인 신의 왕국 관념을 **윤리적**으로 이해했음 - ==신과 최고선의 존재를 믿는 것은 이성의 이상들을 실체화하는 것== - 피히테의 급진주의는 무신론적 휴머니즘의 한 형태 - 스피노자는 무한자의 **구성적** 지위를 주장하는 반면 피히테는 그것의 **규제적** 지위를 주장함 - 스피노자의 범신론은 근본적인 방식으로 피히테의 행동주의를 약화시킴 1. ==급진적 자유를 제거해 버림==. 영원한 신적 본성이 변할 수 없는 것처럼 누군가가 달리 행동할 수도 없음 2. ==세계를 변화시킬 어떤 동기도 약화시킴==. 만약 모든 것이 이미 신적 이성의 구현이라면 왜 굳이 세계를 변화시키려 하는가? - 피히테와 스피노자 사이의 긴장은 암시적인 것이 아니라 낭만주의자들의 직접적 체험이었음 - 횔덜린, 《히페리온》 - 셸링, 《독단주의와 비판주의에 대한 철학적 편지들》 ## 4. 스피노자를 부활시키기 - ==낭만주의적 종합의 핵심은 스피노자의 재해석에 있었음== - 스피노자의 몇몇 근본적인 독트린에 완전히 상충하는 방식으로 재해석함으로써 스피노자를 피히테의 관념론에 어울리게 만들었음 - 헤르더, 《신, 몇몇 대화》(*Gott, Einige Gespräche*, 1787) - 낭만주의 이해의 원천으로 관심을 받아 온 야코비의 《모제스 멘델스존 씨에게 보낸 편지에서 스피노자의 가르침에 대하여》보다 더 중요함 - 스피노자의 철학을 생기론적 범신론 혹은 범신론적 생기론으로 재해석함 - ==유기체적 세계관의 옹호자로 만듦== - 스피노자의 일원론과 자연주의를 라이프니츠의 생기론과 결합시킴 - 형이상학은 경험과학의 결과를 일반화해야 한다고 주장(헤르더) - 이 측면에서 스피노자의 철학은 매우 구시대적임이 입증됨 - 데카르트적 물리학의 기계론적 설명 패러다임에 자신의 철학의 근거를 두고 있기 때문 - 헤르더는 ==스피노자의 유일한 무한 실체를 생명력, 모든 힘들 중의 힘, "**모든 힘들의 원천적 힘**"으로 재해석함== - 자연의 통일성과 연속성을 보장함 - 헤르더의 유기체적 재해석은 낯선 요소를 스피노자의 체계에 도입함 1. ==목적론==의 요소 - 실체가 생명력이라면 변화와 발전을 겪음 - 이 발전은 실체의 본질 혹은 본성을 실현하기 때문에 목적적인 것으로 이해됨(내적 목적론) 2. 스피노자주의에 ==자연의 위계 관념, "존재의 거대한 연쇄" 관념==을 가져옴 - 자연이 유기체적 전체인 한 그것은 피라미드 구조를 가지며 조직화와 발전의 단계들 혹은 수준들을 보여줌 - 스피노자의 재해석을 통해 이제 ==인간의 자기-의식이 자연의 목적이자 정점으로 회복==되었으므로, 피히테는 결국 자아가 철학의 제일 원리가 되어야 한다고 말할 수 있었음 - 피히테는 목적인(**the final cause**)을 제일 원인(**a first cause**)으로 해석함으로써 길을 잃었음 - 자아가 자연의 제일 원인이라고 그릇되게 가정했는데, ==자아는 실제로는 목적인==, 그것을 위해 사물들이 존재하는 궁극적 목적일 뿐임 - ==피히테는 유기체적인 세계 해석에서 매우 결정적인 근본적 구분, 즉 **존재의 질서에서 최초**에 오는 것과 **설명의 질서에서 최초**에 오는 것의 구분을 하지 못했음== - 낭만주의자들에게서는 인간들이 신에 의존하는 만큼 신도 인간들에게 의존함 - 오직 인간의 자기-의식과 활동을 통해서만 신적 자연은 결국 자기를 실현하기 때문 - ==따라서 인간의 활동은 곧 신적 활동== - 우리는 단지 우리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신을 위해서 세계를 더 나은 장소로 만든다 ## 5. 최종 평가 - **생기론적 범신론**은 놀라운 상상력의 결과이고, 완전하게 일관된 세계관 - 놀라운 방식으로 당대의 경합하는 많은 관념들의 일부를 종합했음 - 피히테가 스피노자주의에 반대했던 이유들이 아직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에 완전히 성공적이었다고 말할 수는 없음 - 생기론적 범신론이 여전히 그의 **급진적 자유 개념**을 위한 공간을 갖지 않음 - 신은 그의 본성의 필연성으로부터 행동하며, 모든 것은 단순히 신의 한 양태임 - 따라서 행동하는 것은 우리가 아니라 우리를 통해 행동하는 신 - 스피노자의 세계에서 허용되는 자유의 유일한 의미는 《윤리학》 정의7의 것 - **자기원인**으로서, 자신의 본성의 필연성으로부터만 행동하는 것 - 이 정의는 신에게만 적용됨 - 모든 역사가 신의 자기실현의 한 활동에 불과하다고 인정하는 것은 새로이 율법폐기론(antinomianism)과 숙명론의 위험을 제기함 - 슐라이어마허, 《종교론》 - 종교가 인류의 진보를 촉진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설교 - 종교의 유일한 임무는 신적인 것이 역사를 통해서 자신의 길을 열어 가는 것을 관조하는 것 - 사회적 노동 분업 안에서의 모든 위치들은 신적 필연성의 산물이기 때문에 현재의 사회에 불만을 가져서는 안됨 - 프리드리히 슐레겔, 《초월철학에 대한 강의》 - 자연과 역사로부터의 그릇된 추상이라는 이유에서 칸트-피히테적인 자유 개념을 완전히 추방함 - 셸링, 《전체 철학의 체계》 - 내가 무엇을 하든 그것은 신적인 것이 나를 통해 행동하는 것이기 때문에, 책임의 관념을 사실상 내던짐 - 낭만주의적 범신론은 여전히 곤란한 정적주의적 결과들을 가짐 - ==이 정적주의에서 낭만주의자들의 훗날 보수주의의 한 원천을 발견할 수 있음== - 슐라이어마허가 행동에서 관조로 옮아 간 것은 초기낭만주의의 초기 진보적 시기가 종말을 고하기 시작했음을 알려줌 - 궁극적으로 피히테와 스피노자의, 휴머니즘과 종교의 낭만주의적 종합은 문제적임 - 한때 낭만주의자들을 매료시켰던 특징인 피히테 철학의 급진주의와 행동주의는 포기되어야만 했음 - 종합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낭만주의자들의 생기론적 범신론은 철학사에서 휴머니즘과 종교의 고전적 딜레마를 넘어서려는 가장 창조적이고 흥미로운 시도들 중 하나로 보임==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