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요
[Personal knowledge management is stupid - YouTube](https://www.youtube.com/watch?v=KlniB27j4Yg) 영상은 굉장히 도발적인 제목으로 어그로(?)를 끈다. 더구나 [Second Brains are a Lie - YouTube](https://www.youtube.com/watch?v=-l0jXCQMuwc) 영상은 [[세컨드 브레인]]은 허구라고 한다.
도대체 이들이 왜 이러는 것까? 클릭을 유도하여 돈 좀 벌어보겠다는 수작인 걸까?
진짜 [[PKM|개인 지식 관리]]는 쓸데 없는 짓일까?
# 늪에서 빠져나오기
우리는 [[PKM]]을 위해서 여러 가지 [[지식 관리 방법론]]과 [[생산성 도구]], [[노트 작성 앱]] 등을 이용한디. 이러한 도구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 시간을 들여서 공부하고 심지어 다른 사람들이 구축해 놓은 방법이나 작업 흐름을 도입하기 위해 돈을 지불하고 [[템플릿]]이나 노트 꾸러미 등을 구매하기도 한다.
또한, 도구가 제공하는 다양한 기능을 사용해서 노트를 예쁘게 꾸미고 굉장히 복잡한 구조와 얼개를 짜기 위해 많은 공을 들인다. [[Notion]]에서 다른 사람이 만들어 놓은 [[템플릿]]을 찾아다닌다거나, [[Obsidian]]에서 [[Plugin|플러그인]]이나 테마 등을 찾아서 자신의 도구를 꾸미기에 여념이 없다.
정말 이 모든 게 과연 의미 있는 일일까?
## 목적 먼저, 시스템은 그 다음 - 무질서를 허하기
작업을 할 때 책상은 어질러지기 마련이고, 요리를 할 때 부엌 역시 정신 없는 상태가 된다. 우리는 '업무'와 '요리'라는 목적을 위해 우리가 통제할 수 있을 만큼의 '무질서'를 허한다. 내가 꺼내놓은 사무 용품이나 요리 재료, 식기 등이 내가 가장 편하게 닿을 수 있는 곳에 있기만 하면 조금 어질러져 있는 건 괜찮다. 업무와 요리를 모두 끝낸 다음 다시 원래대로 정리하면 그만이다.
만일 업무나 요리는 뒷전으로 두고 책상을 정리하거나 부엌을 재구조화한다면 일은 언제하고 밥은 언제 먹을까? 결국 틀을 짜는 데 너무 많은 공을 들이는 것이 아무 의미가 없게 된다.
우리의 생각은 비선형적이고 유동적이어서, 우리가 얼개를 복잡하게 잡아놓을 수록 쉽게 생각이 옅어진다. 당장 노트를 적어야 하는데 '이 노트는 어느 폴더에 넣지?'하며 고민하거나, 이 아이디어를 적용하기 위한 템플릿을 고민하다가는 중요한 순간을 놓쳐버리거나 쓸데 없는 시간만 낭비하게 된다.
> "나는 왜 노트를 정리하는가? 왜 지식을 관리하는가?"
내가 즐겨 쓰는 도구를 정리하고 노트를 꾸미는 것은 매우 효능감이 뛰어나지만, 주객이 전도되어 시스템을 잡고 꾸미기만 반복한다면 그거야 말로 의미 없는 일이 되어버린다. 내가 지식을 관리하는 목적을 분명히 정해놓아야 하는 이유이다. 시스템은 목적을 분명히 세운 뒤에 잡아도 늦지 않다.
## 열정의 방향 돌려기
목적을 정했으면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해 열정을 쏟아야 한다. 앞서 말한 것처럼 도구에 천착한 나머지 지식을 수집하고 정리하는 것보다 노트와 도구를 꾸미고 얼개를 짜는 데 열정이 더 들어간다면 이제는 열정의 방헝을 바꿀 시간이다. 내가 지식 관리를 왜 하는지를 생각해보고 열정의 방향을 바꾸어야 한다.
## 마음의 울림에 집중하기
인터넷을 돌아다니면서 마주하는 모든 것을 저장하려 하지 말자. 여러분의 지식 베이스를 쓰레기통으로 만드는 가장 쉬운 방법은 내가 접하는 모든 것을 쟁여놓는 것이다. 미래를 대비해 당장 필요하지 않은 것을 쌓아놓으면 [[FOMO]]에 빠져 자칫 정보의 과부하에 허우적거리게 된다.
나만의 소중한 지식 창고에는 내 마음을 울리는 것들을 골라 저장해야 한다. 내가 반드시 알아야 하는 것, 꼭 알고 싶은 것이야말로 나에게 있어서 진정한 가치를 갖는 '지식'이다. 그 이외의 것들은 그저 소음이요 쓰레기일 뿐이다.
## 노트가 여러분에게 봉사하게 하기
노트가 들어갈 풀더를 구성하고, 각각의 폴더에 아이콘을 할당한다. 노트에 여러 섹션을 나누어 각을 잡는다. 그리고 노트를 작성하면서 여러 가지 색깔이나 서식으로 노트를 꾸민다. 최대한 깔끔하고 보기 좋도록 노트 작성에 공을 들인다.
원래 노트는 우리에게 봉사해야 마땅하다. 그러려고 우리는 귀한 시간과 여정을 내어 노트를 작성한다. 그런데 노트를 애지중지 가꾸고 꾸미는 이 상황은 되려 우리가 노트에게 봉사하는 꼴이다. 이거야 말로 본말이 바뀐 형국일 테다.
노트는 원래 더러운 것이다. [[나도, 노트도 성장한다]]. 그러니 처음부터 완벽한 노트를 만들려고 애쓰기 보다, 차츰차츰 노트의 내용을 되뇌이고 다른 노트와 연결하면서 자료가 정보가 되고, 정보가 지식이 되게끔 노트를 성장시켜야 한다.
이렇게 노트를 성장시키려면 자신이 만든 지식 체제--그게 [[세컨드 브레인]]이건 [[제텔카스텐]]이건 간에--와 자주 대화하고 그 속을 거닐어야 한다. 애써 작성한 노트를 나주에 되뇌이지 않는다면 우리가 들인 소중한 시간과 열정을 낭비하는 것이다. 우리가 작성하는 노트는 결국 우리의 시간과 열정을 맞바꾼 것이기 때문에 노트를 되뇌이는 것은 괴장히 중요하다.
## 지식이 아니라 지혜를!
지식 관리는 무슨 의미가 있을까? 다른 것과 마찬가지로 지식도 그냥 쟁여놓기만 하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우리가 얻은 지식이 행동으로 이어지고, 거기서 얻은 경험과 판단이 오랜 시간 축적되면 비로소 '지혜'가 된다. 우리가 지식을 관리하는 것은 바로 "지혜"를 얻기 위해서이다.
자료에 의미를 더하면 정보가 되고, 정보에 패턴과 스토리를 더하면 지식이 되며, 지식에 행동과 경험을 더하면 지혜가 된다. 결국 우리가 노트를 기록하고, 도구를 벼리고, 여기서 지식을 이끌어내기 위한 얼개를 잡는 것도 모두 "지혜"를 얻기 위함이 아라고 생각한다. 지혜에서 나오는 통찰로 우리는 상황에 맞는 바른 판단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지식에서 지혜를 얻지 못한다면, 앞선 영상의 저자들이 말한 것처럼 '지식 관리는 헛짓'이며, '세컨드 브레인은 허구'일 것이다.
## 관련 자료
- [[노트를 작성할 때 빠지기 쉬운 함정]]
- [[하이라이트할 때 흔히 저지르는 실수]]
- [[완벽한 제텔카스텐, 과연 필요할까]]